2011. 3. 24. 06:30

조영남 서시 논란 비판받아 마땅하다

조영남이 다시 한 번 일본과 관련해 논란의 주인공이 되었네요. 과거 친일논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 지진피해 돕기를 위한 '희망음악회'에서 다른 곡도 아닌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개사해 불러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 있어요.

행동 하나하나가 논란만 남은 조영남 진상이다




윤동주 시인은 일제시절 조국의 독립과 현실에 대해 고뇌한 지식인 중 하나이지요. 그가 남긴 하지만 출판할 수 없었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담긴(48년 정음사 초판본에 수록) '서시'는 그 안에 담겨있는 함축적인 의미들로 현재까지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시에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읽고 나면 누구나 쓸 수 있을 것 같이 쉽지만 그가 일제시절을 살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어요. 누구에게나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쓰여 진 이 시는 단순한 것이 최고라는 말을 대변이라도 하듯 대단하게 느껴지지요. 다들 알고 계시듯 윤동주 시인은 일본 유학시절 독립운동 혐의로 1943년 7월 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되어 1945년 2월 16일 숨졌어요.

후에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기간 동안 윤동주 시인은 일제에 의해 생체실험까지 당했다고 해서 많은 이들이 울분을 토하기도 했었어요. 윤동주 시인의 나이 29세에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본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옥사한 그분이 남긴 시는 친인척도 감히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경건하게 여긴다고 하지요.

'세시봉 특집'으로 화제가 되었었던 <놀러와>와 윤형주 등과 함께 출연해서 조영남이 '서시'를 마음대로 개사해서 부른다며 질타를 하던 일이 생각나네요.

"나도 윤동주의 시를 가사로 곡을 만들려 했지만 아버지께서 '원작을 훼손하지 마라'고 말해 포기했다"


친척인 윤형주가 시를 개사하려고 시도했지만 아버지에 의해 포기했다는 이야기를 건네며 다시는 부르지 말기를 원했지만 조영남은 다른 장소도 아닌 일본 대지진 피해자를 돕는 행사에서 당당하게 자신 마음대로 개사한 '서시'를 불러 논란을 불러 일으켰어요.

일단, 국영방송에서 일본 대지진 피해자를 돕는다는 취지로 모금을 위한 방송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란 생각부터 하게 되네요. 조용하게 그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나누는 것은 이해하지만 방송마다 화면에 모금 공지를 띄우며 일본 돕기에 앞장서는 것도 선뜻 이해하기 힘든 과열현상이에요.

아무리 부자라도 위기에 처하면 돕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모금을 해서 돕는 방법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국가대 국가로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도울 수 있는 노력을 하는 게 우선이겠지요. 국민들의 모금은 몇몇 불우이웃단체들을 통해 전달되면 되는데 방송에서까지 호들갑스럽게 모금운동을 할 이유가 있는지 알 수가 없네요.

조영남은 그동안 여러 차례 친일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적이 있었어요.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이라는 책까지 펴내며 일본과 한국을 비교한 그는 당시 방송 퇴출이라는 징계까지 당하기도 했었지요. 더욱 망언을 일삼는 대표적인 우익인사인 산케이 신문인 구로다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방송에서 언급할 정도여서 논란은 더욱 심했었지요.

이런 친일 발언만이 아닌, 여성과 관련된 허언이라든지 학력차별을 조장하는 발언들을 공공연하게 하며 자신은 서울대 생이라며 자랑하는 모습들은 많은 이들의 질타를 받았지요. <놀러와>에 출연해 윤형주가 서울대 입학이 아니라 편입이라며 핀잔을 줄 정도로 였어요.

DJ DOC와 함께 출연했던 '라디오 스타'에서는 노골적으로 학력비하를 일삼으며 비난하는 모습은 경악스러울 정도였어요. 자기는 농담이라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책을 홍보하기 위해 나와 못 배운 너희들이 내 책을 읽을 수나 있겠냐는 발언이나, MC들과 책 이야기를 하다 DJ DOC 애들은 못 알아듣지? 라며 그들의 비하하는 발언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은 존재이기에 이런 막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것일까란 의구심이 들게 했지요.

과거 미네르바 사건 때에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그가 붙잡히고 전문대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는 노골적으로 그를 비난하기 시작했어요.

"점쟁이 같은 모르는 남의 말을 추종하는지 모르겠다. 잡아보니 별 이상한 사람이고 다 속았다"


명문대를 나와 좋은 직장에 있지도 않으면서 경제 상식을 동원해 대단한 지적 능력을 과시한 그가 전문대 생이라는 사실이 그의 심기를 건드렸던 셈이지요. 감히 전문대 생이 나를 우롱해라는 식으로 화풀이를 하는 그는 정상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요.

그러면서도 신정아의 학력위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그녀의 편을 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지지요. 학력을 위조해서라도 대단한 학력을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예는 아닐지 씁쓸하네요. 혹은 개인전을 연 그에게 여러 가지 도움을 줬는지도 모르지만 말이에요.

이런 그가 KBS 1TV '희망음악회'에 출연해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자기 마음대로 개사해 불렀으니 질타를 받는 것은 당연하지요. 세상 무서운 것 없이 자기 마음대로 자기 하고 싶은 말 하며 살아가는 그를 나무랄 수는 없어요. 그것 역시 그의 자유이니 말이지요. 하지만 최소한 그런 발언들을 상습적으로 하는 이가 방송을 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정상이 아닌가 생각해 보네요.

김장훈의 소신발언과 너무 다른 조영남은 그 무대에 올라서서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개사해 부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나는 가수야. 내 노래가 최고거든. 난 서울대도 나왔고 노래 하나로 지금까지 버티며 살아왔거든. 그 정도 시는 나의 천재적인 감각으로 개사해 부르면 많은 이들이 열광 할꺼야"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겠지요. 제발 이런 사람들을 방송에서 보는 일이 없기만을 바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