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 12:09

이승기 최고의 사랑 리틀 독고진 완벽 빙의 연기 최고였다

자신이 맡았을 수도 있었던 배역인 독고진과 함께 하는 이승기의 모습은 흥미로웠어요. 차승원과 이승기가 벌이는 '독고진'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도 환상적이었어요. 리틀 독고진이 되어 엉뚱한 상황을 만들어낸 그가 냉장고 CF를 두고 벌이는 둘의 대립은 오늘 <최고의 사랑>을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어요.

리틀 독고진, 독고진과 쌍둥이가 되었다



고장 난 심장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자신이 애정에게 사랑을 느꼈던 것은 모두 '두근두근' 노래를 심장 수술 당시 들었기 때문이라 믿는 독고진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진실 된 사랑이 무엇인지 알아가기 시작하지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던 그가 국민 비호감인 구애정을 만나며 자신도 모르게 사랑에 빠져들게 되었는데 그 모든 것이 단순히 노래 때문이었다고 자위하며 "극복"를 외치는 독고진의 천진스러운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기까지 하지요.

홍자매 특유의 코믹한 대사들과 차승원이 완벽 빙의해서 연기하고 있는 독고진은 대단할 정도에요. 37살 최고의 스타이면서 7살 애정의 조카인 띵똥과 너무 눈높이가 맞는 그의 행동들은 <최고의 사랑>을 진정 최고로 만드는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사물을 통해서 등장인물의 감정을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이 드라마에서 이번 회에는 자석이 등장했어요. N극과 S극은 서로 다르면 달라붙지만 같으면 떨어지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지요. 이런 자석을 가지고 독고진과 구애정의 현재를 이야기하는 장면은 최고였지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니 누군가가 멀어져 간다는 사랑의 진실을 자석을 응용해 보여주는 장면은 정말 어쩜 저렇게 딱 떨어지게 묘사를 하는 것인지 신기 할 정도에요. 독고진이 자석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감정 이입되어 안타까워하는 애정의 모습 역시 대단했어요. 그런 애정을 보며 "끌려 끌려 구애정이 나한테 끌려"라며 놀리는 모습은 애정의 조카 띵똥이 보다 어려 보였어요.

자신의 모든 굴욕적인 시간들을 이겨냈다며 애정에게 온갖 선심을 퍼붓는 독고진은 너무 행복해서 미칠 지경이에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하지요. 의사의 말처럼 "심장이 뛰어서 좋아진 게 아니고 좋아서 심장이 뛰는 것"아니냐는 말에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해요. 물론 자석에 맞닿아 고장 난 심박기는 여전히 그에게 '88'을 이야기하지만 말이에요.


감정 정리를 한다며 만 오천 불이나 하는 와인(그들이 처음 만남을 가질 수밖에 없도록 만든)을 가지고 애정을 찾아간 독고진은 그 자리에서 진실을 알게 되지요. 펜과 관련된 것부터 시작해 자신이 애정의 진심을 바라보지 않고 그녀를 오해했음을 알게 되었으니 말이에요. 만 오천 불짜리 와인을 원샷하고 홀로 앉아 있는 애정에게 찾아가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술버릇을 가진 애정에게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독고진은 참 따스한 남자였지요.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후 집에 돌아와 물고기들을 보고 왜 구애정이 밥 주고 갔다는 말을 안 해주었냐고 타박하는 독고진. 강아지를 키웠다면 "멍멍"거리며 말이라도 해줬을 텐데 너희들도 뻐끔거리지도 않았다며 화를 내는 그의 모습은 다시 7살 어린 띵똥으로 돌아가 있었어요.

필주에게 향하는 애정을 보며 자신의 감정을 실험해보기 위해 키스를 하게 되요. 그럼에도 심박기는 여전히 '88'를 가리키고 있고 이에 당황한 독고진과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을 확인하게 했다며 실망한 채 촬영 중인 필주에게 향하는 애정의 모습은 안타까웠어요.

마음은 미칠 듯이 울렁거리는데 왜 심박수가 이렇게 나오는지 이상하다며 자신이 직접 자신의 심박수를 재는 독고진은 '130'이 넘는 자신을 확인하고 애정에게 달려가지만 이미 필주의 손을 잡고 웃고 있는 그녀의 모습만을 볼 수 있을 뿐이었어요. 그렇게 심장이 죽을 듯이 아픈 독고진의 사랑앓이는 이제 시작인 셈이지요.

극적인 장면들과 재미있는 내용들이 넘치던 상황에서 흥미로운 만남은 역시 이승기와 차승원의 만남이었어요. 홍자매와의 의리로 카메오 출연을 확정한 이승기가 자신의 본명으로 출연한 장면은 리트 독고진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독고진과 구애정이 처음 만나는 과정에서 동일한 스카프로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그대로 패러디한 장면에서 보여준 이승기의 농익은 연기는 대단했지요. 이승기 대표곡을 배경으로 깔고 방송국에 들어선 이승기는 환한 미스로 광채를 내뿜고 있었어요.

문제는 제니가 두른 스카프가 승기의 스카프와 동일했던 점이지요. 자신이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며 옷깃을 여미며 숨기는 과정은 독고진과 똑 같았어요. 아무도 없는 곳에 다다르자 표정이 돌변해 스타일리스트에게 건넨 이야기는 그가 왜 리틀 독고진이라 불리는지 알게 해주지요.

"이거 개나 고등어나 다 매는 겁니까?"
"아무나 다 매는데 뭐요. 이런 거 못 맵니다"

라며 거만한 포즈를 취하는 그와 배경음으로 개소리를 내보내는 센스는 최고였어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등장한 독고진에게 다시 표정을 바꿔 깍듯하게 인사를 하는 승기의 표정 연기는 흥미로웠어요. 승기가 진행하는 '강한 심장'에 구애정을 출연시켜달라는 말에 굽신거리던 그는 다시 표정들을 바꿔가며 독고진과 대결을 벌이기 시작했어요.

구애정을 출연시키면 너가 하는 냉장고 CF 빼앗아가지 않겠다는 발언에 깍듯하게 모시던 선배에게 두 눈을 부릅뜨고 표정을 바꾸며 "나 이승기입니다"라며 대드는 모습은 코믹 연기의 달인이 된 차승원과 비교 해봐도 부족함이 없었어요. 

그들을 보러 온 팬들 앞에서 언제 싸웠냐는 듯 "하나 둘 셋"을 외치며 "우리는 참 호감이야"라며 환하게 웃는 그들의 모습은 쌍둥이처럼 닮아 있었어요. 감정 선이 급하게 변하며 아픈 사랑을 이야기하는 9회에서 이승기의 등장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즐거움을 듬뿍 담아주었어요.

급하게 변하는 표정 연기와 독고진을 그대로 따라하는 어투 등을 완벽하게 재현해내며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준 이승기는 대단했어요. 아쉽게 이 드라마에 출연하지는 못했지만 카메오 출연만으로도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이승기는 놀라운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행복함을 전해주었어요.

<최고의 사랑>에 등장한 이승기의 모습을 보니 어서 빨리 드라마를 선택해야 할 듯 했어요. 농익은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그가 쉬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니 말이에요. 이승기가 짧은 카메오로 등장하기는 했지만 충분히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모습이었어요. 리틀 독고진과 독고진의 만남은 최고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