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4. 07:13

김여진의 고려대 의대생 독한 발언은 왜 통쾌할까?

명문 사학이라 부르는 고려대학교. 최고의 학과라고 불리는 의대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어요.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현실이 당황스럽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어떻게 정리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 되었어요.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그들에 대한 옹호론도 불거지는 움직임도 있는 상황에 김여진의 독한 발언은 의미 있게 다가오네요.

김여진의 독한 발언, 때론 독하게 정리할 필요도 있다




의대에 다니던 친구들이 함께 여행을 가서 술에 취해 잠든 여 학우를 성희롱하고 이를 카메라에 담은 사건은 충격적이었어요. 철없는 어린 아이들도 아닌, 사회적 책임이 누구보다 강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질 예비 의사들이 이런 파렴치한 일을 벌였다는 사실이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어요.

"고려대 의과대학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한모(24)씨, 배모(25)씨, 박모(23)씨 등 3명이 지난달 21일 경기도 가평 용추계곡으로 같은 과 동기들과 함께 간 여행에서 동기인 여학생 A씨가 만취해 잠이 들자 집단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당혹스럽기 그지없지요. 오랜 시간 함께 공부를 해왔던 동기생을 그것도 세 명이서 한꺼번에 이런 파렴치한 짓을 벌이고 휴대 전화와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을 했다는 사실은 경악을 넘어서는 짓이 아닐 수 없어요.

그 어떤 직업보다 도덕적이고 건강해야만 하는 의사 지망생들이 자신의 동기를 성추행(성폭행도 의심)하고 이를 촬영까지 했다는 사실은 엄벌에 처해도 부족함이 없는 일이지요.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가해 학생의 부모들이 재력가이고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어 처벌도 약하거나 거의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경악스러운 일을 당한 피해자는 다음 날 바로 경찰과 여성부 성폭력상담소, 학교 상담센터에도 관련 사실을 알리며 성폭행도 의심된다는 의견을 밝히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네요. 물론 피해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구요.

이런 상황에서 가해 학생들은 "추행을 하고 사진 을 찍은 건 사실이지만 성폭행은 하지 않았다"며 성폭행 사실만은 철저하게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피해 학생은 그날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았기에 약물을 의심한다고까지 해서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가해 학생들의 처분에 대해 대학본부로부터 아무 연락을 받지 못했다. 경찰 조사 결과를 보고 징계 여부와 수위를 정하게 될 것"

현재 관련 학과에서는 어떤 식으로 가해 학생들을 처분할지에 대해서 확답을 내리거나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하네요. 대학 본부에서 결정이 내려지지 않는 한 이일을 학과에서 처리하기에는 문제가 있을 테니 말이지요. 학교 당국과 학과에서 무척이나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고려대 생들의 반응은 출교를 요구하는 등 이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반응하고 있어요.

고려대 생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에서 긴급 설문 조사를 한 결과 90%이상이 퇴학이 아닌 출교를 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고 하네요. 출교는 퇴학과는 달리 결정이 되면 다시 학교로 돌아올 수 없는 가장 강력한 처벌이에요.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만 하는 직업을 선택한 이들로서 출교는 당연하다고 보여 지는 것은 누구나 같은 생각 일거에요.

이런 상황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가해 남학생들의 신상을 알아내야 한다며 신상털기에 주력하는 모습이에요. 이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되며 다시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는 것도 문제네요. 처벌은 법이 하는 것이지 개인이 하게 되면 이는 또 다른 범죄일 수밖에는 없지요.

과도한 정의감에 휩싸인 이들의 치기가 있는 한편 그들을 옹호하는 정신병자 같은 존재들도 소수이지만 있는 것도 현실이에요. 명백한 범죄 사실에 고려대 생이라는 이유로 현 정권에 대한 정치적인 탄압이라고 이야기하는 소수의 미친 자들의 논리는 우리를 씁쓸하게 하지요. 이런 어수선한 상황에서 연기자 김여진의 발언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네요.

"성폭행, 추행한 남학생 두둔하며 장래 운운하는 부모, 학교, 기타 등등 여러분. 당신들이 그 아이들을 괴물로 키우고 있는거다. 다른 아이들에게도 괴물이 돼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안아주고 용서해주고 내탓이다, 미안하다,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벌은 받게 해야한다. 부모는 무조건 안아줘야한다. 벌은 받게 하되 다시 살수 있도록. 그런데 눈먼 부모가 자식을 망치는 경우가 하도 많아서"

두둔하고 옹호하는 이들이 아이들을 괴물로 키우고 있다는 김여진의 발언은 너무나 당연한 말이에요. 무조건 감싸고 용서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라 결자해지를 하듯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벌을 받고 그들이 다시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당연한 사회적 의무이자 책임 일거에요. 하지만 벌을 받지도 않고 무조건 용서를 한다면 그들에게는 이런 식의 범죄는 범죄도 아니라는 인식을 낳게 만들 뿐이지요.

명문대를 다니기 때문에 좋은 집안, 부잣집 자녀이기에 용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잘못에 대해 동일한 자대로 법의 판결을 받고 이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 것은 너무나 당연해요. 하지만 우리 시대는 그런 너무나 평범한 일들을 해주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요.

김여진의 발언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그녀의 발언이 너무 당연한 말들이기 때문이에요. 정치적 발언이나 과도한 감정이입을 한 선동이 아니라 우리 시대 정상적인 사람들이라면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기 때문 일거에요.

사회적으로 알려진 이의 이런 발언이 반가운 것은 그동안 이런 식의 발언마저도 그들에게서 나오지 않았기 때문 일거에요. 사회적 파급력이 높은 그들이 당연한 발언들에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은 사회적 책임에 스스로 멀어지고 싶었던 이유인지도 모르겠네요.

말도 안 되는 일에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발언이 화제가 되는 세상은 정상은 아닐거에요. 이런 세상을 조금씩 정상인 사회로 바꾸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생각도 정상적으로 변해야만 하겠지요. 김여진의 당연하지만 독해보이는 발언이 반가운 이유는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