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23. 15:01

구애정 변때문이야, 웃음 뒤에 숨겨진 의미들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 구애정을 위한 '변 때문이야'가 대박을 쳤네요. '간 때문이야'를 패러디한 구애정의 UCC는 실제 시청자가 직접 제작한 것이 방송을 탔다고 하니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네요. 시청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 드라마는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듯하네요.

구애정 변때문이야가 주는 유쾌한 즐거움




마지막 한 회를 남기고 해피엔딩이냐 새드 엔딩이냐에 대한 말들이 많네요. 일각에서는 예고편에 나온 자동차 사고로 인해 식물인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던데요. 홍자매 스타일과 반하는 새드 엔딩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네요.

염세주의자가 되어버린 홍자매라면 누군가를 죽이는 일들을 손 싶게 할 수도 있겠지만 구미호와의 사랑도 연결해준 홍자매가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요. 몇몇 댓글 중 재미있었던 하나는 '시크릿 가든'의 상황을 교묘하게 패러디한 것이었어요.

'병원에 누운 구애정을 차에 태워 비가 오는 지역으로 향한다'

'시크릿 가든'을 보신 분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이 대목이 그 한 장면과 교묘하게 결합하며 '최사'는 '시가'가 되어버리기도 했네요. 워낙 탄탄한 이야기로 많은 이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이기에 이런 식으로 연결되는 것도 흥겹게 보여 지네요.

마지막 한 회를 남긴 상황에서 죽을 수도 있었던 독고진은 수술을 잘 끝내서 더욱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어요. 몸이 건강해지자 입에 똥꼬를 문 독고가 되어버린 그의 현란한 독설은 보는 시청자들을 흥겹게 만들 정도였지요. 7살 띵똥이 현규와 정신 연령이 비슷한 독고는 욱하는 성질과 함께 초딩 같은 행동을 보이며 그를 기다렸던 많은 시청자들에게 행복을 주었어요.

다시 살아 돌아온 독고를 기다리는 것은 전성기 시절보다 많아진 광고와 '흥행 대박vs칸 진출'이 유력한 영화 시나리오까지 기다리고 있었어요. 죽음 직전에 살아 돌아온 독고는 전성기 시절을 넘어서는 진정한 전성기를 앞두게 되었어요. 하지만 문제는 애정과의 관계를 정리해야만 한다는 사실이지요. 광고를 찍고 계약까지 지켜내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이기에 독고에게는 일생일대 가장 힘겨운 선택을 해야만 했어요.

이미 애정에 대한 사랑이 애틋해진 그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을 의외로 쉽게 해결해 갔어요. 그 어떤 대단한 것들보다 애정과의 사랑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독고는 모든 것을 버리고 애정을 선택하지만 애정은 독고를 위해 '쌩'하니 지나갈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주지요.

이런 상황에서 극적인 건 전 국민이 보는 방송을 통해 독고진이 구애정과의 관계를 발표해버린 것이에요. 만화 속에서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톱스타와 국민 비호감의 만남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만들지만 많은 기대를 하게 하지요.

마지막 회까지 기대를 하고 궁금하게 만드는 홍자매의 글 솜씨는 정말 대단하네요. 15회 방송에서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초반 등장했던 구애정의 '변 때문이야' 동영상이었어요. 차두리의 '간 때문이야'를 패러디한 이 영상은 절묘하게 상황을 비틀어 많은 이들을 웃게 해주었어요. 

똥꼬에 힘주고 말해야만 하는 똥꼬진과 그런 그가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생방송 중 뛰쳐나가는 애정을 보고 '변 때문이야'라고 외치는 것은 의외로 잘 연결되어 있어요. 대중들은 항상 왜곡된 시선으로 방송에 출연하는 이들을 바라보게 되지요.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없는 대중들은 당연히 보여 지는 것들로 판단할 수밖에는 없어요. 그렇다 보니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되는 경우들이 늘어날 수밖에는 없지요.

<최고의 사랑>이 유쾌했던 이유 중 하나가 왜곡되어 소통되는 대중들과 스타들의 괴리감을 리얼하게 다루었다는 점이에요. 익숙한 이야기들 속에 진실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해주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참 좋은 거 같아요. 이런 측면에서 '변 때문이야'는 가장 적절한 영상 같지요. 

시청자였던 제작자는 이미 공효진이 주인공을 출연했었던 드라마와 결합해 만든 '최고의 파스타'를 보고 그에게 의뢰해서 만들었다고 하지요. 비록 후반 작업에 전문가의 손이 거치기는 했지만 시청자가 직접 만든 UCC가 방송을 통해 마음을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점은 흥미롭기만 하네요.

예고편에서 잠시 나왔던 독고진 비디오의 실체 역시 '변 때문이야'에 육박하는 흥겨운 패러디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요. 마지막이 어떨 것이다라는 의견들이 상당히 많지만 중요한 것은 이 드라마가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이에요. 그 안에 모든 답이 들어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변 때문이야'만으로도 하루가 재미있어지는 것을 보니 '최고의 사랑'이 가지고 있는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게 해주네요. 더불어 차두리의 '간 때문이야'의 폭발적인 생명력도 다시 확인해보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마지막 회 어떤 즐거움과 행복으로 가득 채워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