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0. 07:05

이승기 4종 웃음 세트로 1박2일 강호동 빈자리를 채웠다

이승기의 존재감은 날이 갈수록 높아만 가는 듯하네요. 강호동이 빠진 채 진행된 '1박2일' 첫 녹화는 많은 이들이 우려를 했지만 일반 시청자들에게 공개된 내용은 칭찬일색이네요. 지난주까지 강호동의 부재를 아쉬워하던 이들도 그들의 여행기를 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는 것을 보니 대단하기만 하지요.

이승기 그만이 할 수 있는 4종 개인기로 1박2일을 살렸다




5:5 가르마 머리를 하고 등장해 저질 뇌호흡으로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던 이승기가 아톰 머리로 시청자들까지 까무러치게 만들었어요. 이런 그가 마지막 회심의 한 방을 날렸으니 그건 바로 셀프 패대기였어요. 높이뛰기에는 자신이 없다던 이승기는 아침 미션에서 가장 황당해서 모두를 즐겁게 만든 기상천외한 높이뛰기로 대미를 장식했어요.

봉 앞에서 스탭이 꼬이며 알아서 스스로를 패대기쳐버린 이승기로 인해 '1박2일'은 마지막 순간까지 환하게 웃을 수밖에는 없었지요. '허당 승기'의 진가가 이렇게 몸 개그로 이어질 줄은 상상도 하지 않았기에 그의 셀프 패대기는 포복절도 할 수밖에는 없었어요.

사실 '1박2일'은 위기 상황이었어요. 기둥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MC였던 강호동이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하며 위기를 맞을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에요. 과연 강호동 없는 '1박2일'이 가능이나 할까라는 우려가 지배할 수밖에 없었지요.

단적으로 강호동의 하차가 공식화되면서 논란이 있어왔고 KBS의 결정은 강호동 없는 '1박2일'은 무의미하다며 2월 종영을 결정했어요, 이런 결정에 많은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했고 강호동 없이도 계속되어야만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기 시작했지요.

과연 강호동 없는 '1박2일'이 가능할까에 대한 의구심은 KBS 뿐 아니라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중요했어요. 강호동이 존재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시청자가 만족할 수 있는 '1박2일'이 만들어진다면 종영을 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에요.

수많은 이들의 우려를 안고 강호동 없는 첫 녹화에 들어간 그들은 방송이 되기 전 충분한 가능성을 타진해왔어요. 방송을 만들고 책임을 지는 담당 피디의 입을 통해 나온 첫 녹화는 '성공적 이었다'였어요. 그리고 이승기가 강호동이 맡았던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는다는 말로 이승기를 통해 빈자리를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확신까지 보여주었지요.


하지만 이런 담당 피디의 이야기 역시 반신반의였지요. 프로그램을 살려야만 하는 피디로서는 이 정도의 발언은 당연했으니 말이에요. 그러나 방송을 된 지난주부터 여론은 담당 피디의 자신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 구나 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어요.

강호동이 없는 '1박2일'은 다섯 명이 하나가 되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엄태웅의 예능 감이 폭발했고 주눅 들어 있던 김종민 역시 특유의 감각이 돌아오며 강호동의 부재를 느낄 수 없게 해주었어요. 진행 욕심까지 내며 큰 형으로서 역할에 책임감을 느끼는 엄태웅과 그를 도와 원활한 진행이 가능하도록 한 이승기의 존재감은 대단했어요.

장터를 돌며 보여준 그들의 모습들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었고, 게임에서 보여준 그들의 가능성은 '1박2일'은 다섯 명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음을 확인시켜주었어요. 성격이 급해 말이 꼬이는 김종민의 읽기 시험은 배꼽을 빼놓았고 엄태웅과 피디가 벌이는 토론은 큰형으로서 책임감이 그대로 드러나 즐거움으로 다가왔어요.

그동안 소심함으로 좀처럼 하나가 되지 못하는 듯 보였지만, 강호동이 사라진 그 곳에서 엄태웅은 자신의 숨겨진 끼를 모두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어주었지요. 은지원과 이수근이 보여준 민망한 상식 대결은 의외의 풍부한 상식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만들어주기도 했지요.

강호동이 없는 '1박2일'이 여전히 아쉬움을 주는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지만, 남은 다섯 명의 '1박2일'도 충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어요. 강호동이 있을 때 볼 수 없었던 멤버들의 활발한 참여는 위기가 곧 기회로 다가왔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했어요.

엄태웅의 1분 토론은 그의 존재감을 확연하게 굳히는 계기가 되었고, 어리바리 김종민이 다시 자신의 존재감을 찾았다는 것 역시 고무적인 현상이지요. 여기에 언제나 흔들림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은지원과 이수근의 역할 역시 흥미롭게 다가왔네요.

담당 피디를 편하게 대하면서 과감하게 비난도 하는 이승기의 존재감은 이번에도 탁월했어요. 커튼형 앞머리를 시작으로 저질 뇌호흡을 통해 몸 개그를 시작하던 그는 아톰 머리로 다채로운 변화를 보여주기도 했어요. 마지막으로 높이뛰기에서 보여준 셀프 패대기는 몸 개그의 결정판으로 '허당 승기'가 왜 '1박2일'의 중심이고 핵심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1박2일'이 진행되는 내내 메인 MC처럼 혹은 서브 MC를 자임하기도 하면서 진행을 이끌고 도와주는 역할은 무척 돋보였어요. 여기에 음식 솜씨마저 날로 좋아져 마지막 미션인 '승기 요리'에 멋지게 성공하며 부족한 게 없는 완벽한(?) 존재감으로 다가왔던 그가 결정적인 순간 '허당' 본능을 보이며 웃음을 선보였다는 것은 흥미롭기만 했어요.

많은 이들이 우려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1박2일'은 남은 다섯 명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어요. 담당피디가 강호동의 빈자리를 이승기가 메워줄 것이라는 기대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었음을 첫 녹화에서 이승기는 잘 보여주었어요. 물론 좀 더 진행이 되다 보면 단점들이 들어날 수도 있겠지만 역으로 더욱 완성된 모습의 그들이 될 수도 있기에 '1박2일'은 종영이 아닌 지속적인 방송이 되어야 할 프로그램임을 이번 방송에서 잘 보여주었어요.

4종 웃음 세트로 '1박2일'을 풍성하게 해주었던 이승기. 조력자로 혹은 메인 MC로서 다채로운 역량을 보이는 이승기의 존재감은 절대 강자였던 강호동이 존재하지 않으니 더욱 빛을 내는 듯하네요.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는 이승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1박2일'은 여전히 흥미롭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