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섹시하지 않은 아저씨 싸이의 미국 완전정복은 상상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 100 순위에서 11위를 차지하며 그의 선풍은 그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섰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세계적인 팝스타가 총 출연한 '아이하트 라디오 뮤직 페스터벌 2012'에 참여한 싸이의 모습은 왜 그가 대단한지를 잘 보여준 장면이었네요.
싸이가 아이하트 라디오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어 갑자기 출연이 성사될 때만 해도 그저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 아레아 무대에서 싸이가 홀로 무대에 등장하는 모습은 설마가 현실이 된 경이적인 모습이었습니다.
한국어로 미국인들을 들썩이게 만든 싸이의 힘
하얀색 옷에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한 싸이의 모습은 위풍당당 그 자체였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무대였음에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은 채 라이브로 '강남스타일'을 부르는 그는 무대를 위해 태어난 존재처럼 자연스럽기만 했습니다.
사회자의 소개가 끝나자마자 그곳에 모인 수많은 팬들의 열광은 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해주었지요. 이후 그가 등장해 라이브로 그 유명한 '강남스타일'을 열창하고 말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그 자리에 모인 수만 명의 관객들을 하나로 모아 놓기에 부족함이 없었네요. 모두 함께 어깨를 들썩이고 말춤을 추는 모습은 장관이 아닐 수 없었으니 말입니다.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페스티벌'은 리한나, 어셔, 본조비, 릴 웨인, 그린데이, 핑크, 니요, 린킨파크 등 국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세계적인 팝 스타들이 모두 출연하는 최고의 공연 중 하나입니다. 이 행사의 주최자가 미국의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회자인 라이언 시크레스트라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오지요.
국내 슈스케 심사를 보고 있는 싸이와 원조인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회자의 만남과 이런 조우가 세계적인 팝 스타들이 서는 무대에 특별 손님으로 참여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사실마저 극적이기만 했네요. 주최자에게 초청을 받아 급하게 이뤄지기는 했지만 싸이의 진가를 보여주는데 부족함은 없었네요.
하드 락 밴드 본 조비의 존 본 조비가 행사에 함께 출연하면서 싸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자랑을 하는 상황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해주었네요. 2006년 영국 응막 명예의 전당에 등록되었고, 2009년에는 송라이터 명예의 전당에까지 등록된 세계적인 록 그룹이지요. 그런 세계적인 스타가 싸이와 사진을 찍었다고 좋아서 자랑하는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네요.
"아이하트 라디오 패스티벌에 누가 왔는지 보라. 싸이다"
싸이가 본 조비와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에 감동을 하고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본 조비가 싸이와 사진을 찍은 것이 자랑스러워 자신의 SNS에 사진과 함께 글을 올릴 정도면 싸이의 미국 내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충분히 드러났다고 보여 지네요.
미 해군에서 '강남스타일'을 패러디하고 이를 통해 해군의 위상을 높이는 장면은 싸이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주게 합니다. 우리와 달리, 의무가 아닌 모병제인 미국에서 군 홍보는 무척이나 중요한 행위이지요. 그런 점에서 해군(해군 전체의 홍보 중 하나인지 알 수 없지만)이 자신들을 알리기 위한 영상으로 '강남스타일' 패러디를 선택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싸이의 미국 내 위상은 충분히 드러난 셈입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패러디를 했다는 이유로 집단해고 당한 엘몬트시 당국 수영안전요원 15명의 사연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오지요. 이런 사연을 듣게 된 싸이가 MTV에 출연해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선처를 호소하자 복직이 재 논의되고 있다고도 하지요. 그만큼 싸이의 대중적인 영향력이 강력해졌다는 점은 대단하기만 하네요.
이번 아이하트 라디오 페스티벌에서 싸이의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온 것은 그가 부른 노래가 한국어라는 점입니다. 미국인들을 위해 영어로 바꾼 노래가 아니라, 한국어 그대로 불러 그들에게 행복을 선사했다는 점에서 싸이의 공연 모습은 자랑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물론 가사보다는 리듬과 춤이 이 노래의 핵심이라고는 하지만, 낯선 언어에 이질감을 많이 느끼는 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어 노래를 그대로 부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니 말이지요.
항상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자신이 군대를 두 번이나 갔다 오고 대마초 사건으로 최악의 상황에 몰렸음에도 국민들이 자신을 용서해줘서 현재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인터뷰를 하는 싸이의 모습은 당연히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네요.
여느 팝 스타 못지않은 당당함과 카리스마로 수만 명이 모인 라스베가스 무대에서 관중을 사로잡고 싸이의 위풍당당은 우리의 자랑이 되었네요. 그가 추진하고 있는 미국 공연도 성사만 된다면 싸이의 진가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무대가 될 수밖에 없음을 이번 공연을 통해 재 확인시켜주었습니다. 미국을 사로잡은 싸이스타일은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의 활동이 흥미롭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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