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3. 12:03

싸이 시청광장 무료공연약속이 대단함으로 다가오는 이유

싸이가 빌보드 1위 여부와 상관없이 4일 시청 광장에서 팬들에게 공연을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 앞에 나서 폭발적인 공연을 보여준 싸이의 모습은 대단합니다. 

 

빌보드 순위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에게는 오직 팬들의 사랑만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싸이는 정말 진국입니다. 원칙대로 하자면 싸이는 돌아오지 말아야 했습니다. 그가 지속적으로 미국 활동을 했다면 그는 빌보드 1위가 당연했습니다. 그런 그가 그 뻔한 공식을 버리고 국내로 돌아왔다는 사실은 누군가에게는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 있겠지만 그의 의지는 팬들에게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싸이, 대중의 보편적 척도를 넘어서는 완벽한 국제가수

 

 

 

 

 

빌보드 1위라는 역사적인 위업은 영원히 남을 수밖에 없는 기록입니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일본 가수가 가지고 있는 그 기록을 한국의 싸이가 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많은 이들을 흥분시켰지요. 그리고 마침내 2위까지 올라선 싸이가 곧 1위에 등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는 대중들을 조바심 나게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그런 대중들의 조바심과 달리, 싸이는 의연했다는 사실입니다. 빌보드 1위만을 목표로 삼았다면 그는 대학 축제나 국내에서의 콘서트는 모두 무시해야만 했습니다. 미국 현지에서 열심히 활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이는 곧 점수로 환산되어 빌보드 순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미국 활동은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성공을 했지만, 그의 빌보드 내 순위는 예상하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자 놀라울 정도로 성적은 급상승하기 시작했지요. 101위를 시작으로, 64위, 11위, 그리고 2위까지 그 가파른 상승세는 여러 유명 토크쇼를 통해 싸이의 실체가 드러나고 이로 인해 미국인들의 싸이에 대한 관심도가 그만큼 높아졌기에 가능한 급등이었지요.

 

이런 방식으로 좀 더 활동을 했다면 지난주에 이미 1위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조금 늦더라도 이번 주에는 당연히 1위가 될 수도 있었던 싸이였지만, 현실은 그가 미국을 떠나자 그 폭발적 인기가 조금은 식은 듯한 느낌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튠즈에서도 1위를 고수하던 순위가 2, 3위로 떨어지고 있으니 말이지요.

 

싸이가 빌보드 1위 공식을 몰라서 국내에 들어온 것은 아닙니다. 그가 오직 빌보드 1위만을 목적으로 했다면 그는 결코 국내로 잠시 귀국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국내 대학 축제 공연에 참가할 필요도 없고, 콘서트를 개최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저 미국 매니저와 함께 그가 잡아준 1등 공식에 맞는 쇼 프로그램 출연 등으로 인지도 높이기에만 열중했다면 대중들이 생각하는 성과는 충분하게 성취할 수 있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싸이는 그런 기록보다는 약속을 선택했습니다. 자신이 최악의 상황에 빠졌던 시절 자신을 보듬어주고 현재의 싸이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준 대학 무대에 보은을 하듯 열정적으로 그들과 함께 했습니다. 돈벌이도 아니고, 그저 자신의 인기를 확인하기 위한 치기어린 등장도 아니었습니다. 그가 대학 무대에 선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에너지이고, 모든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링거를 맞으면서도 약속한 대학 공연을 모두 소화하고, 후원 기업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개최한 콘서트에서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들 앞에서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 싸이에게는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팬이었습니다.

 

자신이 빌보드 1위를 하고 영미 차트를 동시에 석권하는 것은 영원한 영광일지 모르지만, 그 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자신을 응원하고 사랑해주었던 팬들을 위한 열정적인 공연이었습니다. 물론 시기적으로 미묘한 상황에서 이런 행사들을 뒤로 미루고, 빌보드 1위 가수로 그 자리에 서는 것이 더욱 현명한 것이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꿩 먹고 알 먹고 식의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는 상황이 현답처럼 다가오기도 하니 말입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신다. 중요한 시기에 거기 더 머물렀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신다. 중요한 시기에 왜 왔냐면, 중요한 시기라서 여기 와있는 것이다"

"여러분들이 바라듯이 나도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게 어디냐. 너무 반겨주시니까. 공항에 들어왔을때, 이건 말도 안된다. 메달 딴 것도 아닌데. 나는 온라인을 믿어본 적 없다. 현장 반응이 내겐 더 크게 와닿는다. 빌보드보다 더한 감격은 관객이다. 감사드린다"

 

싸이 지난 2일 공연장에서 밝힌 솔직한 심정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가 계속 미국에 머물렀다면 1위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 보이는 시점이었으니 말이지요. 그러나 세상일은 알 수 없는 것이지요. 이미 예정된 행사들을 빌보드 1위만을 생각해 취소했다면, 이는 너무 많은 것을 잃을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명성과 영광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자신 스스로 세웠던 원칙과 팬들에 대한 사랑은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에요.

이런 점에서 4일 서울시청 앞에서 무료 공연을 하겠다는 싸이의 다짐은 그래서 더욱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순위에 급급하지 않고 빌보드 1위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 무료 공연을 확정한 싸이의 이 당당한 열정은 그래서 아름답게 다가올 뿐입니다.

 

"싸이 씨가 어제(2일) 미국 빌보드 차트 순위와 상관없이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공연을 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서울시가 적극 후원합니다"

 

"10월 4일 10시 4분에 싸이 씨와 함께 서울스타일을 세계에 보여줍시다. 기왕이면 싸이 씨의 맨살을 볼 수 있기를"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싸이의 공연에 적극적으로 후원한다는 소식은 반갑기만 하네요. 시민들을 위해 광장을 열고 그들이 열정적으로 싸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은 공연을 더욱 기대하게 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말처럼 기왕이면 싸이가 공약을 했듯 싸이의 맨살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싸이의 인기가 지금이 아니라면 결코 다시 올 수 없다는 불안감이 빌보드 1위에 대한 병적인 애착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듯합니다. 실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현재처럼 오만하지 않고 딴따라로서 자신의 인생에 충실 한다면 싸이에게 그런 기회는 다시 찾아 올 것이 분명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게 싸이이기 때문 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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