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4. 09:50

루저녀에 이은 4억 명품녀, 방송논란과 무 개념사이

작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것은 다름 아닌 '루저'였어요. 루저라는 단어가 특별할 것도 없고 일상적으로 자주 쓰이던 단어가 방송을 타면서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논란을 야기하며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었어요. 무 개념과 방송논란이 만들어낸 상황이 2010년에는 4억 명품녀가 사건을 재현하고 있네요.

누구의 잘못이 아닌 모두의 잘못이다




외국 미녀들을 스튜디오에 모아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며 인기를 얻었던 '미녀들의 수다'는 매주 방송 후 화제가 될 만큼 인기였어요. 뛰어난 외모와 이국적인 매력은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죠. 오랜 시간 인기를 얻었던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시간대를 옮기며 새로운 스타일로 도전을 했지만 과거의 인기를 만회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그들을 무너트린 단 한마디는 바로 남자 키가 180cm이하면 '루저'라는 발언이었어요. 이 발언은 바로 논란이 되었고 단순한 방송에 대한 평가에서 그치는 수준이 아닌 사회적 파장으로 번지며 발언을 한 여대생은 '루저녀'라는 별명으로 신상이 모두 공개되고 그녀가 다니는 학교에까지 찾아가는 상황까지 벌어지며 그녀의 인생은 한 순간 자신이 말했던 '루저'가 되어버렸어요.

자신은 그저 작가가 써 준 대본을 읽었을 뿐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달랐다고 했어요. 당연히 제작진에서는 사전 인터뷰를 통해 출연진들이 하는 이야기를 정리하는 수준이었지 전혀 상관없는 대본을 작성해 외우게 하지는 않았다고 했지요.

자연스럽게 화제는 방송조작이냐 개념 없는 출연자의 문제냐 로 번질 수밖에는 없었어요. 누군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가 아니라 둘 다 잘못이라는 것이 문제였지요. '루저녀'가 출연했던 당시 다수의 여성들이 그녀의 루저 발언에 공감하고 거들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외모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사회에 대한 질책으로 변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외모와 관련해 자신의 소신을 루저라는 단어를 가지고 사용한 여대생들도 문제였고, 아무 생각 없이 이런 주제와 내용을 그대로 방송을 한 제작진도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당연히 사회적 파장이 커지며 방통위에서는 해당 방송에 대한 규제가 이어졌고 제작진들의 사과문도 연이어 발표되었어요.

사회적 파장으로 '루저녀'는 다니던 학교도 휴학하고 사회와 담을 쌓은 채 살아야만 했어요. '루저'라는 단어 하나가 어쩌면 순탄할 수도 있었던 여대생의 인생을 180도 바꿔버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일대 사건이었지요.

마치 의도적으로 동일한 논란을 만들기라도 하듯 '4억 명품녀'가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유사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어요. 자신이 오늘 입고나온 모든 것을 합하면 무려 4억이라는 말은 방송 이후 논란이 일었고 그녀의 미니홈피를 방문해 비난을 하는 이들에게 맘대로 하라며 당당하던 그녀는 논란이 의외로 커지고 국세청까지 개입하게 되자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3억에 달하는 핑크색 벤틀리를 몰고 다니고 일반인들은 쉽게 구매하기도 힘든 명품 가방들을 색깔별로 모아서 진열하는 그녀의 씀씀이는 놀랄 수밖에는 없었고 미니 홈피를 통해 자신의 부를 과시하던 그녀의 행동은 세금 문제가 나오면서 부터 완전하게 변하기 시작했어요.

"실컷들 떠들어라. 난 내일 롯본기 힐즈 가서 놀다 올 거다. 아무리 열폭들 해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게 나니까"


불법 증여 문제가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이는 즉시 국세청을 통해 탈법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수밖에 없게 되었죠. 24살에 무직으로 부모의 용돈으로 그 엄청난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는 그녀와 부모에 대한 수사는 당연했지요.

이런 상황에서 그녀와 가족들이 대응하는 방식은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수준들이었어요. 자신들은 그 정도의 생활을 하지도 않고 방송은 모두 작가가 써준 대본을 읽은 것 밖에는 없다는 식이지요. 방송에 나와 2억에 달하는 '헬로키티' 목걸이에 대한 논란은 당사자들끼리 고소 고발로 이어지며 진흙탕 싸움을 방불케 하고 있어요.

논란을 부추기고 논란을 위한 논란을 즐겨왔던 케이블 방송과 개념이라고는 1%도 갖추지 못한 무 개념녀의 논란은 마치 연례행사라도 되듯 다시 불거지고 있어요.

방송 조작설에 대해 해당 방송은 원본 테이프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나섰고 4억 명품녀는 방송사를 상대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결과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것들을 모두 밝히면 드러나겠지만 이런 상황들을 바라보는 대중들은 씁쓸하기만 하네요.

오십보백보 수준의 '루저녀'와 '4억 명품녀'는 도덕은 사라지고 물질만이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물이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