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8. 09:16

슈퍼스타 K2, 본선은 김그림 사과 방송인가?

욕을 하면서도 보는 막장 드라마처럼 논란이 끊이지 않고 말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 본선 라이브 무대가 펼쳐졌어요. 지난해와는 달리 한 명이 더 참가한 '슈퍼스타 K2 TOP 11'은 많은 이들을 기대하게 만들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방송은 아쉬움 투성이었네요.

재미없는 본선, 좀 더 노력해라



작년 방송되었던 '슈퍼스타 K'에 비교해 얼마나 성장했을까 라는 기대는 많은 이들이 했을 듯하지요. 2회를 맞이하는 만큼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지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작년과 비교했을 때 과연 나아진 무대였을 까란 질문에는 의구심만 들 뿐이네요.

진행 방식에서 달라진 점은 없었고 다만 늘어지는 편성으로 인해 지루함만 더했네요. 본선에 올라선 이들에게 리메이크 곡이 주어지고 이 곡으로 판정을 하는 방식은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열 한 명이 무대를 채워내는 데도 긴박함이나 즐거움은 적어지고 밋밋함만이 가득했던 것은 제작진의 잘못인가요? 본선에 올라선 이들의 문제인가요?

134만 명이 넘는 참가자들 중 11명이 올라선 본선에서 두드러진 것은 한 명에게 주어지는 2억이라는 현금과 자동차, 호화 데뷔 앨범이라는 호사스러운 것들만 있을 뿐이었네요. 상업방송에서 철저하게 상업적인 것이 논란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케이블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자랑과 함께 시작된 '슈퍼스타 K2'는 심사위원들의 소개와 함께 출연진들의 등장으로 시작했어요. 본선 무대 전에 그들이 합숙을 하는 과정이 영상으로 공개되었지요. 합숙을 하면서 체력과 스타일에 대한 관리를 받으며 남자 팀과 여자 팀으로 나뉜 그들의 대결은 시작되었지요.

시즌 1에서도 해왔듯이 미션에서 승리한 팀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고 그런 대결 구도를 통해 재미를 이끌어내는 과정 자체는 달라진 것은 없는데 왠지 모르게 어설프게 느껴지는 그들의 대결은 아쉽게 다가왔네요. 댄스와 노래를 함께 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룹 미션을 통해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모습 속에서의 어울림을 확인하는 자리였지요.

남성 팀의 승리로 끝나고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쇼핑이었어요. 화장품과 의류를 마음껏 가져가는 상황은 승자에게 모든 것을 주겠다는 잔혹한 논리만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네요. 1등에게 모든 것을 몰아주는 오디션에서 어쩌면 이 정도는 약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이들에게 나눔이 아닌 어떤 식으로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선입견을 가지게 만드는 듯하기도 하네요.

앤드류 넬슨부터 시작된 리메이크 대결은 뒤이어 바로 진행되는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시청자들의 ARS 투표를 합세해 정리가 되는 형식을 취했어요. 짧은 인터뷰 영상에 이어 등장하는 인물들의 등장에서 엠넷에서 가장 중요하게 거론했던 것은 바로 김그림이었어요.

초반부터 그녀에게 과거의 행동들을 반성한다는 영상 메시지를 중요하게 다루었죠. 마지막 순간까지 김그림의 행동에 대해 사과하는 모습으로 마무리함으로서 대중들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실제가 아닌 잘못된 상황으로 대중들이 그녀에게 잘못된 인식을 가졌다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은 당연하지요.

하지만 과도하게 마치 김그림의 사과방송이라도 하듯, 방송되는 모습들은 전체적인 흐름이나 방송의 완성도에는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네요. 김그림을 위한 본선은 아니니 말이지요. 김그림 논란이 정리되며 김은비를 둘러싼 존 박과 강승윤의 인터뷰를 통해 논란을 부추기는 듯한 영상은 이후 본선 무대가 어떤 식의 이야기들을 전개할지 알려주는 듯했어요.

심사위원 각자의 성향에 따라 심사 점수들은 무척 편차가 심했고 그런 차이는 많은 아쉬움으로 다가오기도 하네요. 노래만이 아니라 무대 위의 모든 것을 보고 평가하는 것이기에 시각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은 꾸준하게 거론될 듯하네요.

결과적으로 김그림, 김소정, 이보람 등 세 명이 첫 번째 탈락자가 되었어요. 두 명은 춤과 함께 노래를 하는 이들이기에 어쩌면 핸디캡이 있을 수도 있었어요. 물론 이런 핸디캡까지 감안해 심사를 했기에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아쉬움을 토로하기는 힘들 듯하지요.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질 수밖에는 없어요. 노래를 듣는 이들에 따라서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밖에는 없고, 점수가 전문 심사 위원 뿐 아니라 시청자 투표가 높은 점수를 반영할 수밖에는 없기에 대중적인 호감도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는 없어요.

낮은 평가를 받았던 존박이나 앤드류 넬슨, 강승윤이 마지막 순간까지 남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상품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이겠지요. 본선에 올라서지 않아도 가수로 데뷔하는 이가 있고 본선에 올라도 가수 데뷔가 힘든 것을 지난 1회를 통해 알 수 있었지요.

'슈퍼스타 K 2' 본선 무대에 올라섰다는 것은 그 안에서 필요한 사람을 뽑은 것뿐이지 모든 것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누가 1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성숙하고 대중들이 사랑할 수 있는 초특급 스타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나아가야 할 길이 멀어 보이기만 하네요.

논란보다는 노래 실력이 뛰어난 이들이 화제가 되고 이를 통해 가수란 노래를 잘하는 이들이 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슈퍼스타 K'가 되지 않는다면 성장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