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20. 08:00

신정환 없는 예능 아무 문제 없었다

신정환 사건이 터지고 나서 방송 관계자들은 그의 공백이 클 수밖에는 없을 것이라고들 했어요. 이런 기사들에 많은 이들도 그럴 수밖에 없을 거라는 예상을 했지만 그가 출연하는 공중파 3개 프로그램에서 그의 부재는 찾을 수 없었어요.

신정환 없어도 예능은 잘 돌아간다



깐죽거리는 모습들이 많은 이들에게 재미로 다가왔는지는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았지요. 거의 존재감 없는 혹은 무척이나 부정적으로 보던 분들도 많았지요. 그런 상황에서 논란으로 인한 하차는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이들에게는 골치 아픈 일로 다가왔어요.

나름 그의 존재감과 그를 통해 방송의 재미를 추구하던 이들에게 그의 부재는 힘겨움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죠. 더욱 이미 촬영이 되어있던 '라디오 스타'는 편집 전쟁을 치뤄야 할 정도였지요. 그가 나오는 거의 모든 부분을 편집으로 드러내는 신공을 발휘하며 많은 이들에게 신정환이 아니라 그가 사라진 '라스'를 보는 재미를 주기도 했었어요.

이미 퇴출이 결정되어 빠진 <스타 골든벨 1학년 1반>은 특별 게스트인 지상렬이 출연해 오히려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어요. 어설픈 깐죽이 아닌 지상렬 특유의 입담은 오리혀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지요. 신정환의 부재가 전혀 티가 나지도 않을 정도로 무난한 상황은 그의 존재감이 존재하기는 했나 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어요.

무단으로 녹화에 참여하지 않아 두 명이서 진행한 '꽃다발'에서도 신정환의 빈자리는 없었어요. 둘이 하는 모습이 더욱 능률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문제없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오히려 그가 있을 때보다도 재미있기만 했네요.

케이블 방송이야 시청자들의 선호도가 미미하기에 그의 부재가 커다란 영향을 끼치기도 힘들지요. 공중파에서 그가 등장하는 세 개의 프로그램이 그가 없는 상황에서 방송이 되었고 비록 제작진들의 편집과 갑작스러운 부재로 인해 공백을 매워가며 진행해야 했던 MC 들이 고생을 하기는 했겠지만 그의 부재에 대한 부담감은 보이지 않았어요.

'든 자리보다는 빠진 자리'에서 티가 많이 난다고들 하지만 워낙 커다란 문제를 일으켜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정환의 부재는 아쉬움보다는 당연함으로만 다가오네요. 당연함을 넘어 꼭 빼야만 한다는 생각은 그의 부재를 환영하고 잊게 만들었는지도 몰라요.

기자들에 의해 신정환의 부재로 인해 예능 프로그램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는 무엇을 위한 평가였는지 의구심이 들게 만들어요. 그의 역할 론에 대한 과대한 포장과 가치 평가는 일방적일 수밖에는 없지요. 그가 방송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과연 올바른 평가였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패가 나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더욱 이번 신정환과 MC 몽 사건으로 인해 새로운 인재들이 등용되고 그들에게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욱 좋은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지요. 우리가 보는 방송들은 몇몇 유명 연예인들로 인해 잠식당하고 있어요. 그들은 일주일에 3, 4번 출연하며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지요. 

프로그램은 한정되어 있는데 출연자마저도 최소화되어 있다면 시청자들이나 다른 연예인들에게는 아쉬울 수밖에는 없지요. 기회라는 측면에서 철저하게 봉쇄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제 2의 유재석, 강호동은 나올 수 없으니 말이지요. 유재석도 본인 스스로 이야기를 하듯 무명 생활을 10년 이상 하고나서야 비로소 최고의 MC가 될 수 있었듯 또 다른 누군가에게 기회가 생기지 않으면 더 이상 새로운 스타는 탄생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다른 긍정적인 이유로 자연스럽게 출연진들이 바뀐다면 좋았겠지만 이런 식으로 새롭게 예능이 변화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보네요. 신정환이나 MC 몽이 남다른 재주를 가지고 열심히 예능에 최선을 다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번 기회에 제작진들도 안일하게 과거의 모습만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 없는 답보 같은 예능 만들기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들과 함께 새로운 스타 만들기에 적극적이기를 바라네요. 일인자가 없는 '뜨거운 형제들'이 안정적인 시청률과 함께 호평을 받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답은 나오지 않을까요?

신정환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는 예능은 즐거운 신호라고 보여 져요. 이번 기회에 좀 더 다양한 인물들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시켜서 그들의 재능을 발굴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방송의 역할이 아닐까요? 신정환과 MC 몽의 부재는 또 다른 이들에게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