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22. 13:17

사투리돌 리지, 다른 아이돌보다 돋보이는 이유

추석 특집 '강심장'에 출연해 자신의 진가를 잘 보여준 리지는 다른 아이돌과는 차별되는 매력을 보여주고 있어요. 최소한의 예능 출연만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준 이는 그리 많지 않지요. 아직 고등학생은 리지가 다른 아이돌보다 돋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사투리돌 리지, 새로운 전형 만들까?




아이돌에 대한 명칭들은 등장하는 이들의 특징에 따라 무척이나 달라졌죠. 특징을 잘 살린 별명 같은 명칭들이 수없이 쏟아졌지만 사투리돌이라는 명칭은 처음이라고 보여져요. 부산에서 올라 온지 1년 정도가 된 리지가 갑자기 사투리를 버리고 표준어를 쓰기는 힘들지요.

구수한 사투리 하나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은 그녀는 어쩌면 행운아인지도 몰라요. 애프터스쿨 자체도 활동한지 1년 정도 밖에는 안 되고 막내로 들어와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리지가 이토록 예능에서 두각을 보일지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소속사에서도 지난 '해피투게더'에 나와 그녀가 보여준 솔직한 대화와 함께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투리가 호평을 받아서 인지 사투리 사용을 허락했다고 하지요. 아무래도 사투리를 지양하고 표준어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 추세이다 보니 억제로라도 사투리를 고치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인데 리지는 자신의 솔직한 사투리로 그런 편견을 이겨냈지요. 

지난 주 추석특집 '강심장'에 출연해 강호동 마저 들었다 놨다 하는 그녀만의 솔직 대담은 토크쇼를 지배하며 예능 돌 리지의 탄생을 화려하게 알렸어요. 능력 있는 신인들에 대해 애정을 많이 가지는 강호동이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리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도 리지의 가능성은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죠. 

그런 리지가 다른 아이돌과 비교되는 부분들은 다름 아닌 솔직하면서도 예의바른 모습이었어요. 소속사에서 교육을 받아서인지 원래 예의 바른 성격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고 "죄송합니다"라며 깍듯하게 사과를 하는 그녀의 모습은 호감을 불러왔죠. 

상황에 따라서는 비아냥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리지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보인 이유는 방송 내내 보여준 모습 때문이었지요. 상황을 주도하면서도 타인들에게 불쾌함을 주지 않는 리지만의 화술은 당연히 환영받을 수밖에는 없었어요. 감히 강호동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지요. 예능 초보이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패턴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능력은 중견 예능인처럼 보일 정도였어요.

어제 방송되었던 '강심장'에서도 리지는 자신의 본명과 달리 걸 그룹으로 활동하면 예명을 짓는 것은 당연하기도 하죠. 기획사에서 예명 후보로 올린 이름들이 '덕이, 순자, 순이'라고 지을 뻔 했다며 "애프터스쿨 순자입니다"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오렌지 카라멜 덕이"등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예명을 이야기하며, "덕이, 순자, 순이 여러분 그게 나쁜 이름이라는 것이 절대 아니에요"라며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 더욱 환영을 받았지요.  

이승기가 예능 학원 다닌 것은 아니냐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어설프게 마무리하는 다른 이들과는 달리 깔끔하게 이야기를 정리하는 그녀의 모습은 매력적일 수밖에는 없었죠. 강호동과 함께 '경상도 강심장'을 진행하는 리지의 모습은 19살 신인의 모습은 아니었어요. 

강호동과 함께 사투리로 진행을 하며 자신이 애프터스쿨의 멤버가 될 수 있었던 과정 중 오디션을 보며 생긴 음이탈을 설명하며 "이젠 실력이 늘어서 재현하기는 힘들어요"라고 말하는 리지의 모습은 빵 터지게 만들었지요. 능수능란하게 상황을 인지하고 이용할 줄 아는 것은 교육이 아닌 타고난 센스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이런 그녀의 모습은 한 동안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던 에프엑스와 많은 비교가 될 수밖에는 없지요. 개인적으로 에프엑스에게 옹호적이고 그들의 행동이 일방적으로 욕을 먹어야만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지와 비교되는 것은 유연성과 상황 극복 능력에 차이가 많다는 것이죠.

여기에 일부 어린 아이돌들이 방송이나 그외 다양한 곳에서 개념을 상실한 모습으로 많은 질타를 받는 것과 너무 다른 리지의 예의 바른 모습은 그래서 더욱 환영받을 수밖에 없지요. 최소한 방송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모습은 솔직 담백하면서도 당당하게 방송에 임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진행자가 시키는 일이라면 망설임 없이 춤추고 노래하는 그녀의 모습에는 그 나이또래가 보여줄 수 있는 건강함과 당당함이 묻어났어요. 여기에 시원한 웃음소리까지 더해진 리지의 예능 도전은 현재까지는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는 성공이에요.

아이돌의 원조이기도 하고 거대 아이돌 기획사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SM의 아이돌 태도 논란이 많은 네티즌들에게 질타로 이어진 것과는 달리, 어떤 식으로도 비교가 쉽지 않은 리지가 일당백을 하듯 보여주는 예능감은 탁월함으로 다가왔네요.

아직 고정으로 어딘가에 투입되어 활약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음악방송 MC에서도 능숙하게 잘해낸 그녀이기에 남자 아이돌을 능가하는 예능 돌로서의 활약이 기대되게 하네요. '강심장'의 MC인 강호동과 이승기를 가지고 놀 정도의 입심을 보여준 리지의 시대는 이제부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