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예능이 또 시작되었습니다. '아빠 어디가'의 성공은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만들어냈고, 이제는 두 프로그램의 성공이 '오 마이 베이비'를 만들어냈습니다. 성공한 프로그램 뒤에는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는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아이라는 기본적인 화두를 내세우고 다양한 형태의 형식을 추가하며 변별성을 노린다는 점에서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 '아빠 어디가'가 아빠와 아이들이 1박2일 여행을 가는 프로그램인 반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엄마가 없는 집안에서 아빠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다를 것이 없지만, 분명한 차이는 여행과 일상은 너무 큰 변별로 다가오게 합니다. 여행은 일탈에 가깝지만, 일상은 말 그대로 일반적인 생활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엄마가 떠난 집안에서 아빠가 아이들을 보살피는 행위는 여행을 가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예능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뒤늦게 시작한 '오 마이 베이비' 역시 이런 후속 작품이 가질 수 있는 변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 분명합니다. 확실한 것은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아이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것은 여행이나 아빠의 역할이 아니라 가족이 그 중심에 함께 한다는 사실입니다. 앞선 두 프로그램이 아이와 아빠라는 한정된 틀을 고수하는 것과 달리, '오마베'는 가족이라는 틀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차이입니다.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주와 함께 노는 장면은 그 자체로 행복해 보입니다. 노년의 삶을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손주들과의 일상은 무엇보다 소중하게 다가올 테니 말이지요. 임현식과 이은, 그리고 미르 등 세 가족의 일상을 담고 있는 '오 마이 베이비'는 분명 아이들이 중심이지만 그 곁에 가족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별점을 두었습니다.
세상에서 손자가 가장 사랑스러운 할아버지 임현식은 기존에 보던 배우 임현식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일상의 소소한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임현식은 그저 손주앓이만 가득한 할아버지일 뿐이었으니 말이지요. 괄괄한 성격의 미르 어머니는 손자를 위해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르 식구만이 아니라 친구들까지 함께 묻어 사는 그곳은 신기한 가족 구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식구 여섯 명에 객식구 4명까지 합해진 이상한 조합이지만, 딸의 친구도 딸처럼 대하는 미르 어머니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정겹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거의 10년을 함께 사는 객식구가 존재할 정도로 정이 넘치는 그 집에서도 중심은 언제나 미르 어머니의 손자였습니다. 자신의 아들인 미르보다도 손자가 더욱 사랑스럽다는 젊은 할머니 역시 꽤 심각한 손주앓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샤크라 멤버이기도 했던 이은이 방송을 떠난지 8년 만에 방송 출연을 했다는 사실은 큰 화제였습니다. 샤크라의 막내로 활동하다 결혼과 함께 방송에서 사라졌던 그녀가 아이 셋을 둔 유부녀로 출연하는 모습은 당연히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큰 화제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나 가능한 거대한 저택에서 사는 실제 모습이 공개된다는 점이 큰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드라마 '야왕'에서 나왔던 대저택이 실제 이은 가족이 사는 집이라는 사실은 보는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저 외국 영화에서나 볼 것 같은 모습이 실제 누군가가 살고 있는 집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압도했습니다. 출입구를 지나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만 나오는 그녀의 집은 70만평이라는 엄청난 크기의 리조트 내에 타운하우스를 지어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헬기 착륙장에 골프장 등 없는 것이 없는 그녀의 집은 그 자체만으로도 모두를 압도하고도 남았습니다. 그런 그녀이지만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 이은에게는 보여 지는 거대함 뒤에 평범한 주부의 모습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어쩌면 '오마베'가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였을 듯합니다. 회장님과 사모님이라는 틀에 박힌 인식을 깨기라도 하듯 이은의 시부모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이던 날카롭고 무서운 이들이 아닌 선한 옆집 아저씨 아줌마 같은 모습으로 등장했습니다.
임현식의 손주 사랑 못지않게 손녀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시아버지는 아들에게는 고지식하게 대하고 있었지만, 소녀에게만은 뭐든지 해주고 싶은 할아버지였습니다. 식사 전에 딸기를 먹고 싶다는 손녀에게 밥 먹고 후식으로 먹으라는 할머니와 달리, 할아버지는 과일이니까 먼저 먹어도 된다며 손녀가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려 합니다. 고지식하고 원칙주의자인 회장님도 손녀 앞에서는 모든 원칙을 무시하는 손녀바보라는 사실은 첫 회에서 잘 드러난 듯합니다.
'오마베'의 첫 회를 보면 부모와 자식의 관계보다는 손주들을 사랑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부모들도 참여하며 자연스럽게 가족 이야기로 구성되는 이 예능이 앞선 '아빠 어디가'와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변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을 듯합니다. 아이를 중심에 둔 예능이라는 점에서 영원히 아류라는 꼬리표를 뗄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차이를 두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니 말이지요.
문제는 방송이 끝난 직후부터 이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재벌가로 시집간 그녀가 보통의 며느리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지적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최소한 너는 돈 때문에 괴롭거나 아픈 것은 없지 않느냐며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이은에게 시기와 질투를 보내는 이들도 많았습니다. 분명 이은의 삶은 우리의 평범한 서민들의 삶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어 보입니다.
드라마에서도 쉽게 다룰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부를 가진 이들의 삶을 예능을 통해 들여다본다는 사실은 신기한 만큼 이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주부이자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며느리의 모습은 이질적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뭐하나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그녀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 가식적이라고 놀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과연 그녀가 재벌집으로 시집가 잘 살고 있다는 것이 비난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은처럼 부잣집으로 시집간 이들은 방송에 나와서는 안 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시청자들의 편견이 만들어낸 비난은 상당히 크게 다가옵니다.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배척을 당하는 것은 결국 옹졸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부당한 방법이 아닌 정당함으로 부를 축적했다면 이는 비난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물론 부자가 되기 위해 정당하게 일을 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진리 아닌 진리 앞에서 부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자대가 아닌 평범한 시각으로 이들을 바라본다면 그렇게 욕을 먹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문제는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소개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그 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 집은 말 그대로 리조트 안에 위치한 타운하우스입니다. 물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리조트이기는 하지만 그 모든 것이 그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말 그대로 사업장에 집도 함께 딸려있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조명한 이은의 집은 그래서 역효과로 다가올 뿐입니다.
이질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해서는 안 될 겁니다. 그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일 뿐임에도 그들의 삶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지요. 분명한 사실은 그들의 이질적인 모습 속에서도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오마베'가 보여주고자 하는 아이와 가족이라는 기본적인 틀 속에서 이은의 부는 그저 하나의 형식이 될 수는 있어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는 없어 보입니다. 방송사 역시 그저 이은의 시댁이 가지고 있는 부에 집착하지 말고 아이들과 가족의 삶에 집중해야만 할 겁니다. 비난을 만든 것은 이은이라기보다는 방송국이기 때문입니다. 이은을 섭외하는 과정부터 시작된 예고된 논란이 곧 '오마베'에 다양한 이슈를 만들 수밖에 없음을 그들은 알고 시작을 했으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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