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24. 07:42

유재석의 따뜻한 배려가 돋보인 무도 텔레파시 특집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까지 이어진 <무한도전 텔레파시 특집>은 무한도전을 꾸준하게 보신 분들에게는 추억하게 하는 방송이었어요. 6년 이라는 시간동안 그들이 만들어냈던 다양한 추억들을 찾아가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도 즐거운 여행이었으니 말이지요.

유재석이 만들고 아저씨의 개그감이 재미를 완성했다



초창기 무모한도전부터 함께 했던 유재석과 정형돈, 노홍철은 재미있게도 이번 텔레파시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었어요. 모두 첫 시작이었던 황소와 줄다리기를 했던 공설 운동장을 떠올리기는 했지만 유재석을 제외하고는 다들 다른 생각들을 하며 또 다른 장소로 떠났기 때문이지요. 

태호 피디가 만들어낸 텔레파시 특집은 매력적인 BGM과 디지털 카메라로 만들어낸 포근한 영상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낸 명작이었어요. 지나간 6년간의 무한도전에 대한 기억을 찾아나서는 그들의 여정은 그래서 더욱 특별했지요.

각자가 기억하고 추억하는 특별한 장소들이 모두 다른 상황에서 그들의 기억을 다시 하나로 만들어주는 새로운 출발은 또 다른 변수들을 만들어 냈어요. 한정된 장소로 좁혀지기는 했지만 그들은 처음 가졌던 자신을 버리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집단 이동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서로를 찾아 움직이는 과정을 통해 형돈은 먼저 만날 수 있었던 명수를 버리고 길과 장충체육관에서 만났어요. 몇 분의 차이로 준하, 하하와 함께 할 수도 있었던 그들은 남산 팔각정으로 향한 그들로 인해 아쉽게 엇갈리고 말았지요.

여러 특집들을 수행했던 남산에서 홍철은 준하와 하하를 만나고, 하하의 게릴라 콘서트를 비롯해 여러 특집들을 했던 여의도 공원을 찾은 재석은 가부좌를 틀고 있던 명수와 함께 하게 되었어요. 휴대폰도 없는 상황에서 교감과 추억만을 가지고 서로 만난 그들은 반가울 수밖에는 없었지요. 하지만 그들에게는 다시 서로를 찾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졌어요. 

한정된 공간으로 좁혀진 상황 제작진이 알려준 힌트는 그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지요. 가을이면 생각나는 노래로 통한 그들은 서로의 위치를 알게 되었지만 '가느냐, 오느냐'로 단순화된 상황은 더욱 혼란스럽게만 만들었어요.  

엇갈림은 새로운 만남을 만들게 해주었죠. 준하 조와 재석과 명수가 자리를 바꾸자 남산을 찾은 형돈과 길은 함께 할 수 있었어요. 이렇듯 엇갈림은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 주기도 하는 거죠. 여의도 공원에 남겨진 세 명은 주변에 모여든 시민들과 함께 텔레파시를 보내며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게 되죠.

운명의 장난처럼 그들은 다시 자리를 바꾸게 되고 지긋지긋한 엇갈림은 모두를 지치게 만들었어요. 무척이나 단순한 상황에서 마무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은 더욱 힘이 빠지게 만들고는 하지요. 이런 상황에서도 유재석의 모습은 돋보였어요.

잠시 쉬는 시간에도 형돈과 함께 방송분량을 위한 게임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헬스남이 된 재석은 살만 푸짐한 형돈의 상대가 되지 못했죠. 이런 재석의 노력들은 거슬러 올라가면 더욱 의미 있는 장면들이 많았어요. 첫 장소에서 이동해 새로운 곳을 찾아가던 재석은 신호등 앞에서 대추를 파는 노부부를 발견하고는 그냥 지나치지 못했죠.

당장 그에게 대추가 필요할 일도 없었지만 노부부를 지나치지 못한 재석은 발길을 멈추고 대추를 사갔어요. 거스름돈이 모자란 그들을 위해 1만원어치 대추를 산 그의 따뜻한 배려 심은 역시 유재석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지요.

유재석을 비난하고 싶은 사람은 수십억을 버는 최고 연예인이 고작 1만원이냐. 그럴 거면 대추를 모두 사버리든지 하지라는 말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건 타인에 대한 배려와 나눔이 아닌 일방적인 동정일 뿐이지요. 가식적인 동정이 아닌 현실적인 나눔을 한 유재석은 정말 착한 남자인거 같아요.

버스 안에서 만난 여고생과 사진을 찍으며 그들이 하는 방식대로 얼굴 바침을 하고 행복하게 사진을 찍어주는 모습은 노골적으로 여대생을 노려보는 홍철과 비교되며 흐뭇한 웃음을 짓게 만들었어요. 중년 신사와 함께 한 텔레파시 게임은 압권이었어요.

쿨 한 중년 신사는 재석이 제안한 게임에서 단 한 번도 일치를 하지 못했어요. 이런 상황에 안타까워하며 안절부절 하는 재석을 바라보며 "맞아야 되요"라며 되묻던 아저씨의 모습은 웃기기까지 했어요. 재차 시도하는 재석에게 싫은 내색하지 않고 받아주던 그 아저씨는 계속되는 교감 실패를 바라보며 역제안을 했어요.

가장 좋아하는 곤충이 뭐냐는 질문은 재석을 위한 아저씨의 배려였지요. 유재석이 누구인지 그의 별명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아저씨가 방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재석을 위해 만들어준 상황으로 쉽지 않았던 시청자와의 교감을 이뤄낸 재석은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였어요.

어느 순간, 상황에서도 방송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재석의 모습은 이번 텔레파시 특집에서도 빛나고 있었죠. 유재석을 일인자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이런 점에서 발견할 수 있지요. 자신보다는 항상 방송을 생각하고 우연히 만나게 되는 그 누구와도 친근해지려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국민 MC 유재석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멋진 음악과 영상을 통해 6년이라는 추억을 11시간에 담아낸 무한도전은 다시 한 번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어요. 안타까운 엇갈림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바람들이 결국 한 곳으로 모이게 만들고 그런 그들이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듯 "무한도전!" 외치는 모습은 무척이나 뿌듯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