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5. 11:06

슈스케의 감동 모두 날려버린 엠카운트다운

엠카운트다운은 엠넷 채널에서 진행하는 음악 프로그램이에요. 공중파와 같은 도덕심이나 공정성을 요구하기도 힘들어요. 그래서 자신들이 운영하는 기획사 소속 가수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는 곳도 바로 엠카이기도 하지요.

엉망이 되어가는 엠카, 과연 음악방송으로 살아남을 수 있나?




순위를 정하는 음악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에요. 그렇기에 공정성을 잃어버린 순위방송에선 더 이상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하죠. 공중파에서도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사방송의 개념이 강한 케이블에서 공정성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겠죠.

엠카 순위의 공정성은 이미 오래전에 무의미해졌고 특정 관계속의 기획사 소속 가수들에게 돌아가는 1위 자리를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어요. 이런 상황에 무대에 오르는 가수들에 대한 선정 역시 자사 아이돌이나 관계된 기획사 위주의 편성은 심각한 수준이지요.

SM은 지 난 해부터 엠넷의 그 어떤 프로그램에도 소속사 가수들의 참여를 불허해오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보면 SM의 선택이 무척이나 의미 있었다고 볼 수도 있네요. 어제 방송은 이런 우려가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엉망이었어요.

이미 순위는 무의미한 상황에서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엠넷 소속 걸 그룹인 티아라와 남녀공학 멤버들이 나와 진행하는 MC는 최악이 아닐 수 없었죠. 중간 중간 말이 끊어지기도 하고 어색한 대사나 진행방식은 도대체 뭐 하러 MC를 하는 것인지 의아할 정도였어요.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메인으로 삼았던 것은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다양한 이슈들과 관심을 몰고 다니는 '슈스케2'였어요. 존박을 메인인 마지막 무대에 세우고 그 전에 톱 11이 한자리에 모여 G20 기념 곡을 함께 부르도록 한 것만 봐도 엠카가 그들에게 얼마나 큰 혜택을 주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하지요.

문제는 그들의 무대가 엉망이었다는 사실이지요. 톱 11이 모두 모여 노래를 하는 만큼 팬들의 기대도 높을 수밖에는 없었죠. 하지만 결과는 노래 가사도 틀리고 엉성한 무대 위 모습들은 과연 그들이 연습은 하고 노래를 하는지 의심하게 할 정도였어요.

평생 가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고 싶다는 그들이 보여준 무대는 여전히 아마추어에서 벗어나지 못한 학예회보다 못한 수준이었지요.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환호했던 열정의 출연자들의 모습인지가 궁금할 정도로 엉망인 무대는 그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안 되었어요.

더욱 실망이었던 것은 작년 슈스케 히어로인 길학미의 무대였어요. 자신의 곡이 아닌 서로와 이론의 스튜디오 아파트먼트의 무대에 피처링을 하러 올라왔어요. 여전히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길학미는 반가웠지만 색소폰 연주가로 활동한다는 서로의 연주는 최악이었어요. 과연 전문가가 맞는지 색소폰 소리도 정확하지 않고 삑삑거리는 소리에 눈치를 보는 길학미의 모습은 우울할 정도였네요.

'슈스케 2' 결승에서 축하 공연을 하던 조문근의 모습도 아쉬움이 많았는데, 길학미마저 아쉬운 무대를 선보임으로서 '슈스케 1, 2'의 무대는 단체로 우울하게 만들었어요. 슈퍼스타를 뽑는다는 그들이지만 결과적으로 슈퍼스타가 어떤 의미의 슈퍼스타인지 의문을 만들 정도의 이번 엠카 무대는 최악이었어요.

이문세의 '빗속에서'를 부른 존박의 모습도 '슈스케2' 당시의 모습과 크게 달라진 것 없어 감동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존박 팬들에게는 음악방송 무대에 솔로로 섰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겠지만 가수로서 존박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에게는 특별한 감흥을 주지 못한 그의 모습은 아쉽기만 했네요.

'슈스케'의 감동을 엠카에도 들여와 서로 '윈-윈' 할 수 있기를 바랐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에게 민폐가 되어버린 엠카였어요. 엉성한 진행에 출연했던 가수들마저 문제가 많았던 이번 무대는 최악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였지요.

그나마 쌈디와 레이디 제인의 연속 공연이 주는 기대감 정도만 존재했을 뿐 그 외에는 실망뿐인 무대였네요. 물론 레이디 제인의 무대도 홍대 여신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는지 의심이 갔지만 말이지요. 공중파와 맞서 케이블에서 유일한 음악방송인 '엠카'가 이런 식으로 제작이 된다면 무용지물의 방송일 수밖에는 없어요.

자사 연예인들만 방송에 내보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면 더 이상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없는 건 당연하지요. 최소한 방송에 대한 열정과 열의 정도는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