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1. 6. 07:47

뮤뱅 당연했던 소시 1위 보다 값졌던 SG 워너비와 2AM

소녀시대가 등장과 함께 1위를 했다는 소식이 대단할건 없어요.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고 당연한 결과일 뿐이니 말이지요. 오히려 이번 주에 1위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더욱 큰 이슈가 될 정도로 그들의 1위는 당연했어요. 그래서인지 그들보다는 SG워너비가 돋보였던 것도 당연했어요.

SG워너비와 2AM 진검승부 승자는 누가될까?




소녀시대로서는 일본에서 엄청난 성공과 함께 대만 발 막말로 희비가 엇갈리는 시기일거 같아요. 좋은 일과 나쁜 일은 항상 함께 하는 것이니 의미 없는 폄하나 거짓에 일희일비할 이유는 없겠지요. 그렇고 그런 아이돌들의 독무대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싸이의 등장은 반가웠어요.

30대 아저씨의 반란은 파격을 선사했고 그런 신선한 충격은 많은 이들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홍대 앞에서 진행된 게릴라 콘서트(연예 프로그램에서 급조된 것이지만)가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던 것도 마음 한구석에 있었던 열정이 되살아난 이유이겠지요.

김현식 트리뷰트 음반을 낸 김장훈의 공연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번 주 뮤직뱅크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역시 2AM과 SG 워너비였어요.

거의 유사한 패턴의 음악들과 안무에만 지쳐있던 이들에게 2AM과 SG워너비의 등장은 가뭄을 해소해주는 단비 같은 존재였어요. 아이돌 그룹 중 유일하게 노래 하나만으로 승부를 하는 2AM은 여타 아이돌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지요.

노래 연습이 아닌 몸만들기가 더욱 절실한 몇몇 남자 아이돌들과는 달리 철저하게 노래로만 승부하는 2AM은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겠지요.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닌 절제된 최소한의 안무만으로 곡의 느낌을 살리는 그들은 오직 노래만이 있을 뿐이에요.

2AM보다는 선배이며 아이돌 그룹들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SG워너비는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오지요. 이젠 중견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급변하는 환경에서 여전히 자신의 존재감을 부여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이번 주 소녀시대와의 1위 경쟁에서도 여실히 보여주었어요. 비록 소녀시대에 밀려 2위를 차지했지만 막강한 팬덤과 거대 기획사의 지원으로 움직이는 아이돌 그룹들을 물리치고 등장과 함께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소녀시대의 1위 보다는 의미 있게 다가오지요.

계절의 영향도 있겠지만 철저하게 노래로 승부하는 그들이 몸으로 승부하는 아이돌을 물리치고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신기하면서도 반갑기만 해요. 이번 주 뮤직뱅크는 2, 3위가 노래 잘하는 SG워너비와 2AM이 차지했다는 것은 작은 변화를 예고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등장과 함께 엄청난 호응을 받고 있는 싸이가 라이브 무대를 강조하며 철저한 가수로서의 자세를 보여주는 것과 함께 노래로 승부하는 이들의 선전은 판에 박은 아이돌 전성시대에도 조금은 변화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듯하지요. 그렇다고 아이돌은 다 가고 노래 잘하는 이들만 남으라고 하는 것도 우스운 것이지요. 다양한 음악들이 공존할 가능성을 준 2AM과 SG워너비의 등장은 그래서 반가워요.

이번 주 뮤뱅에서는 SG워너비가 2AM을 근소하게 이겼지만 언제 순위가 바뀔지는 알 수 없어요. 그 어떤 아이돌 그룹 못지않은 막강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2AM으로서는 오늘 순위가 아쉬웠을 듯해요. 내심 소녀시대를 누르고 1위를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을 테니 말이지요.

이번 주는 소녀시대의 올 킬이 당연해 보이지만 다음 주에 2AM이 과연 1위 자리를 차지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더욱 SG워너비의 의외의 선전은 노래 잘하는 그룹들의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흥미롭게 다가오지요. 그들의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지는 알 수 없지만 노래만으로 승부하는 구도는 무척이나 오랜만이라 반갑기만 하네요.

멋진 노래로 팬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SG워너비와 2AM은 1위를 차지한 소녀시대가 부럽지 않았을 듯하네요. 노래 하나만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그들의 선전이 앞으로도 계속 되기를 기대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