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1. 15:08

이나영 소송이 황당하면서도 반가운 이유

2010년 초반을 뜨겁게 만들었던 <추노>의 제작진들이 모여서 만든 <도망자>는 시작도 하기 전에 화제가 되었어요. 비록 원했던 시청률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어요. 시작 전부터 비와 관련된 논란이 문제로 지적되었던 <도망자>가 끝이나서는 출연료를 지불하지 않는 제작사로 인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네요.

진정한 도망자를 찍고 있는 도망자 제작사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모여야만 만들어질 수 있어요. 전문가 집단들이 대거 모여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노력을 해서 겨우 만들어낸 결과물이지요. 그렇게 만든 드라마는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혹은 웃음을 전해주기도 해요.

비와 이나영이 함께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엄청난 관심을 모았던 <도망자>는 엄청난 제작비를 들였다는 사실로도 화제를 모았지요. 국내외를 넘나들며 화려한 액션과 비주얼을 선사했던 드라마가 정작 방영이 끝난 후에도 주연 배우 이나영이 출연료를 전혀 받지 못했다는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비와 이정진은 일부를 못 받은 상황이라고 하는데 이나영은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네요. 주연 여배우였던 이나영이 이 정도라면 조연과 단역들의 경우 역시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이나영의 소속사인 키이스트가 출연료 청구 소송을 내면서 문제가 언론에 공개되어서 알려졌지만 만약 이런 소송도 하지 않았다면,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차가운 겨울을 보내야만 하는 단역 배우들에게는 답도 없었을 듯하지요.

최소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방송이라면 일을 한만큼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스타 출연자들은 지금 당장 비용을 받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기본적인 신뢰의 문제이고 기분 상하는 일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생존이 힘든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조연과 단역 혹은 메인 스태프가 아닌, 밑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출연료는 다음 작품을 촬영하기 전까지 생활을 해야만 하는 중요한 생활비입니다. 그들에게 출연료를 지불하지 않는 것은 그들의 생활을 옥죄고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기도 하지요.

이나영의 이번 소송은 개인의 몫을 위함이라기보다는 자신보다 힘든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 빠른 시간 안에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미지급 출연자와 스태프들은 인기 스타들처럼 함부로 고소도 하기 힘든 게 현실이지요.

그들이 고소를 해서 비용을 지불 받는다고 해도 다음 번 출연은 하기 힘든 게 이 바닥 생리이기도 하니 말이에요. 하지만 스타는 그들과 맞서 싸워도 되는 존재이기에 이나영의 출연료 청구 소송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이나영으로 인해 갑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몫만 생각하는 그들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출연료를 지불해야만 하게 되었어요. 돈을 받지 못하고도 당당하게 요구도 할 수 없는 그들에게는 이나영의 행동이 즐겁게 다가왔을 것으로 보이네요. 

이나영 개인의 욕심으로 인한 행동이든, 의도적으로 약자의 편에서 행한 행동이든 '출연료 청구 소송'은 출연료를 받지 못한 채 답답해하던 많은 이들에게는 구원의 손길과 다름없어 보이네요. 이런 제작사의 만행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드라마를 제작하면서도 정작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이들에게 제대로 된 대우도 하지 않는 일부 파렴치한 제작자들은 반성해야만 할 거에요. 

<파스타>나 몇몇 드라마는 종영된지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출연료를 못받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으니 단순하고 일시적인 문제라고 볼 수는 없지요. 자본력과 도덕성도 갖추지 못한 일부 부도덕한 제작사로 인해 정당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일을 해야 하는 방송인들의 문제는 방송사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여 외부 제작사 선정에 적극 반영해야만 할 거에요.    

이나영의 '출연료 청구 소송'으로 스타급이 아니어서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힘들어 했을 많은 출연자들이 숨통이 트였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