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이어져 온 '삼시세끼 정선'은 완벽하게 끝났습니다. 옥순봉의 그 집은 이미 깨끗하게 치워져 본 주인에게 돌아간 상황입니다. 더 이상 옥순봉에서 삼시세끼를 해먹는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그것이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에서 '삼시세끼'는 여전히 기대됩니다.
마지막 방송 촬영을 마친 뒤 한 달이 지나 김광규의 집에서 모인 삼시세끼 식구들의 모습은 여전했습니다. 옥순봉이 아닌 서울 아파트에서 모이기는 했지만 그들의 모습이 다를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직접 재배한 작물들을 요리해 먹던 것과 달리, 냉장고 속에 가득한 인스턴트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 그들의 모습은 옥순봉이 아닌 현실이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면서 지난 1년 동안의 옥순봉을 돌아보는 내용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이었습니다. 그동안 본적 없었던 이상한 예능을 하기 위해 정선까지 간 그들의 모습은 스스로 "망했다"고 말 할 정도였습니다.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이 호텔에서 뚝딱뚝딱 하던 요리가 의외로 맛있었다는 사실에 착안해 만든게 바로 '삼시세끼'였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가 시골로 들어가 그곳에서 난 식재료만 가지고 삼시세끼를 해먹는다는 단순한 내용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첫 방송이 나가면서 그들의 우려는 말 그대로 기우에 그쳤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은 아무것도 아닌 그들의 삼시세끼에 열광했습니다.
이서진과 택연의 조화도 좋았고, 대단할 것 없는 옥순봉 작은 집에서 그들이 직접 밥을 해먹는 과정에서 모든 것을 봤기 때문입니다. 아무것도 아닌 곳에서 그들이 보여준 순수함은 곧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여기에 매번 등장하는 손님들과 함께 어울리며 겨울 옥순봉을 함께 하는 '삼시세끼 정선'은 특별했습니다.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특별한 예능은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자연 그대로의 예능은 수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시즌1을 마치고 많은 이들은 그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하게 바랐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봄 다시 옥순봉을 찾았습니다.
시작부터 바지런한 박신혜가 함께 하면서 시즌2는 시즌1을 능가하는 재미를 안겨주었습니다. 수미상관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박신혜의 존재감은 대단했습니다. 시작을 알리고 마지막까지 장식했던 박신혜로 인해 '삼시세끼 정선2'는 가장 풍성하고 행복한 날들이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어떻게 마무리를 하느냐는 시작만큼이나 중요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삼시세끼 정선2'는 감동 그 이상의 감동을 전해준 진짜 마무리였습니다. 가장 자연친화적인 예능인만큼 그들은 옥순봉에서 함께 했던 풀 하나에도 감정을 담았으니 말입니다.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택연을 홀딱 반하게 했던 밍키의 변화는 '삼시세끼 정선'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잠시 쉬었던 온 사이 밍키는 성견이 되어 있었고 임신까지 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사피와 에디는 '삼시세끼 정선2'의 마스코트와 같았습니다. 헤어짐이 아쉬웠던 택연은 밍키를 가지지 못했지만 에디를 입양해 키우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잭슨과 마틸다 가족들 역시 어떻게 생활하는지 후속 보도를 하듯 그들의 현재를 보여주는 장면도 참 좋았습니다. 그저 방송이 끝나면 그만이 아니라 함께 했던 가축들 역시 가족이라는 개념으로 품고 마지막 모습까지도 함께 한 제작진들의 마음이 참 고마웠습니다.
가축들만이 아니라 가장 소중하고 값지게 사용했던 아궁이와 솥, 그리고 서지니 빵을 완성하게 해준 화덕까지 옥순봉의 모든 것이 다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록 그들이 말을 하거나 생명을 가졌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그들과 함께 생활했던 그 모든 것이 소중했음을 일깨워주는 장면은 참 대단했습니다.
박신헤를 시작으로 많은 게스트가 출연했고, 그들과 함께 만들어 먹었던 음식 역시 다양했습니다. 그중 최악은 편집된 두 음식이었습니다. 택연이 주도했던 '허니버터칩'은 악마의 음식으로 명명될 정도로 엉망이었습니다.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그 모습에 기겁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했지요. 여기에 통편집을 당했던 광규의 '식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김하늘을 단박에 '옹심이'로 바꿔버린 '감자 옹심이'와 대결을 벌인 '광규표 식혜'는 최악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고 맛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최악인 '식혜'는 자연스럽게 통편집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렇게 기억하기도 싫은 최악의 메뉴도 있었지만 최고의 음식도 존재했습니다. 김하늘이 주도해 만든 '콩국수'가 바로 그것입니다.
직접 기른 콩을 맷돌에 갈아서 만든 '콩국수'는 잘 먹지도 않는다고 밝힌 이서진의 맛을 깨워줄 정도였습니다. 세상 그 어떤 콩국수보다 뛰어났다는 극찬을 받을 정도로 직접 재배해 만들어 먹은 '콩국수'는 진정 옥순봉 최고의 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듯합니다.
수많은 게스트들 중 이서진은 두 차례씩 왔던 최지우와 박신혜를 잊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택연은 마음속에만 품고 있었던 박신혜를 거론했고, 광규는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던 손호준을 떠올렸습니다. 다른 이들이라고 크게 다를 것 없는 동일한 게스트이지만 아무래도 자주 봤던 이들에게 보다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삼시세끼 정선'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는 말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박신혜 역시 다시 찾고 싶었던 이유에 대한 질문에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삼시세끼 정선'은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리고 그 소중한 인연에 대한 이야기였음이 분명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해주는 프로그램은 흔하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삼시세끼 정선'은 대단합니다. 이제 정선에서 그들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는 없지만 우리는 조만간 다른 시골집에서 그들과 만날 수 있을 듯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름다운 마음을 담아 모두를 울컥하게 만든 '삼시세끼'가 이대로 끝나서는 안 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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