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5. 14:08

냉장고를 부탁해 이찬오 셰프를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

허세 갑인 최현석과 이찬오의 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15분 동안 냉장고 안의 음식을 가지고 요리를 하는 방식을 취하는 '냉부'에서 그것도 모자라 10분 동안 요리를 하라는 요구는 가혹했기 때문입니다. '냉부'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이찬오와 10승인 최현석의 대결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습니다. 

김영광과 하석진이 초대 손님으로 출연한 '냉부'는 흥미로웠습니다. 입담도 좋았고, 정형돈과 김성주의 몰아가기가 '냉부'의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오늘 역시 이 두 콤비의 몰아가기는 '냉부'를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해주었습니다. 냉장고 안에서 나온 쪽지를 가지고 김영광 몰아가기를 하는 것 역시 '냉부' 그 자체였습니다.

 

오늘 방송은 김영광의 냉장고였습니다. 그가 원하는 음식은 힘겨운 촬영 뒤 힘이 나는 음식을 먹고 싶다는 주제였습니다. 샘킴과 미카엘 그리고 최현석과 이찬오의 대결 구도는 시청자들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당대 최고의 요리사들이 맞대결을 벌이는 그 상황 자체가 '냉부'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였으니 말이지요.

 

철저하게 김영광 몰아가기를 하는 과정 속에서 펼쳐진 요리 대결은 흥미로웠습니다. 미카엘과 샘킴이 대결은 우열을 가리기는 어려웠습니다. 두 셰프 역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미카엘은 흑맥주를 활용한 '파워 비어 롤'이라는 색다른 요리를 만들어 냈고, 샘킴은 바지락을 적극 활용한 '영광의 바지락'을 요리해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카엘의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완성된 요리를 먹어보던 김영광의 표정이 모든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한 입 먹자마자 표정에서 완벽하게 드러나며 승패는 결정 났습니다. 샘킴의 요리에 바지락의 비린 맛이 조금 난다는 말로 결정을 하기 전에 이미 끝난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냉부'의 한계와 문제는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샘킴의 요리에서 비린 맛이 난다고 했지만, 다른 이들은 누구도 그런 지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오히려 찬사를 이어갔지만 냉장고 주인의 입맛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실력 여부와 상관없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셰프인 샘킴으로서는 무척 충격이었을 듯합니다. 자신의 음식을 보며 그렇게 노골적으로 싫은 내색을 하는 이를 보기는 어려웠을 테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김영광을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그가 과거 잘못된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비난의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보다는 '냉부'의 장점이자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두 번째 대결은 15분도 짧은데 단, 10분 동안 요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 당황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셰프들이라고 해도 그 짧은 시간에 높은 퀼리티의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았으니 말이지요. 단적으로 최현석 셰프가 요리를 하면서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만으로도 10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부족한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참 대단한 것은 이찬오입니다. 그 전에도 느릿느릿 자유롭게 요리를 하던 그의 모습은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여유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지만 나오는 음식은 언제나 만족스러운 최고의 성찬이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최근에는 '마리텔'에 등장해 오세득 셰프와 명콤비를 이루며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오늘 최현석과의 대결에서도 허둥대며 정신이 없는 그와 달리, 이찬오는 너무나 느긋했습니다. 스테이크 요리를 하는 그는 너무 여유로웠고 소스를 순식간에 만들어 10분마저도 너무나 많은 시간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 요리 방식을 하기 위해 정신이 없는 최현석과는 너무 큰 비교였지요.

 

 

재미있는 요리를 보여주듯 이찬오는 최현석의 허세 소금 뿌리기를 그대로 따라하고, 그것도 모자라 투구하는 모습으로 소금을 뿌리며 도발하는 모습에서는 개구쟁이 같은 모습마저 느껴졌습니다. 최근 김새롬과 결혼을 하며 더욱 신이 난 이찬오는 작가로도 활약하는 등 대단한 실력을 다방면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찬오는 이번에도 승리를 하지 못하고 최현석에게 지고 말았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최현석은 모두가 놀랄만한 흥미로운 요리로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에 반해 이찬오는 본질에 집중한 차분하지만 멋진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역시 선택의 문제일 뿐이지 누가 우위에 있다고 표현할 수는 없는 요리들이었습니다.

 

'냉부'에서 이찬오 셰프를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는 독특함 때문입니다. 최현석의 허세가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여기에 최고의 셰프들이 대거 등장해 최고의 요리를 보여준 '냉부'는 분명 최고의 요리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정체를 보일 수도 있던 상황에 등장한 이찬오는 특유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습니다.

얼굴만 보면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요리가 너무나 간단하게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동안 봐왔던 그 어던 셰프와 다른 특별한 존재감을 보인 이찬오의 모습은 그래서 즐겁기만 합니다. 가장 예술적인 요리를 만들어내면서도 여유와 재미를 잃지 않는 이찬오 셰프는 '냉부'에서 주목해야만 하는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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