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 10:40

김어준 무한도전 위기설에 대한 확신 답변이 답이다

2011년 첫 방송된 <무한도전>은 여전히 최고였네요. 절묘한 요일의 차이가 주는 미묘한 상황은 존재했지만 마지막 날이 아닌 새해 첫 방송에서도 빛나는 그들의 '연말 정산 뒤끝 공개'는 무한도전이 왜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임어준과 무도, 그리고 유재석과 무도



어제 방송되었던 무한도전은 2010년 한 해 동안 일어났던 수많은 방송 내용들을 정리해 '무도'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내용들에 대한 뒤끝 없는 토론을 진행했어요. 물론 뒤끝 작렬 토론으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예능감 충만함으로 그들은 그들 내부의 문제점들을 논의하기 시작했지요.

'알래스카vs번지점프'는 역할과 책임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되었어요. 유재석과 박명수라는 존재가 서로 엇갈려 방송을 진행한 내용들이 적나라하게 공개되며 그들의 존재감을 가른 결정적인 방송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물론 박명수나 함께 했던 정준하 등은 열악한 환경을 탓하며 상황을 부정하기는 했지만 정형돈의 한 마디는 결정적이었어요. "유재석이 있고 없고의 문제다" 더 이상 말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이 한 마디는 '무도'의 장점이자 단점일 수밖에는 없지요.

'하하 복귀'는 새로운 멤버들의 합류로 인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균열 등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하하가 군 문제로 2년 동안 '무도'에 출연하지 못하는 동안 전진과 길이 그 자리를 채워갔어요. 물론 하하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은 연착륙을 하지는 못했지요. 그렇기에 하하의 복귀는 '무도'에게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었고 그렇기에 그의 복귀는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더욱 먼저 '1박2일'에 복귀한 김종민이 재앙에 가까운 논란을 일으키며 하하의 복귀 역시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지요. 이런 상황에서 김태호 피디의 능력은 돋보일 수밖에 없었어요. 화려함과 깜짝 파티가 효과적인 듯 하지만 당사자는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내곤 합니다. 바로 김종민이 그랬지요. 그런 김종민과 달리 하하를 위한 멋진 특집을 마련해 자연스럽게 하하가 '무도'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김태호 피디와 멤버들의 모습은 대단했어요.

'프로 레슬링' 특집은 2010년 최고의 도전이자 최대 감동을 몰고 온 역작이었어요. 감히 프로 레슬링에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완벽하게 해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이를 통해 정준하와 정형돈이 완벽하게 부활했어요. 정형돈은 '미존개오'라는 별명과 함께 시청자가 뽑은 2010 무한도전에 뽑힐 정도로 특별했지요.

빛이 있으면 어둠도 존재한다고 박명수는 '프로 레슬링' 특집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 몰릴 수밖에는 없었어요.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너무 몸을 사리며 적극적으로 함께 하지 않아 엄청난 질타와 함께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기 때문이지요.

이런 그들은 2부에서 여운혁 피디, 감명석 문화 평론가, 김성원 방송작가, 아이유와 김희철, 그리고 강풀 등 평소 '무도'를 자주 보는 패널들과 함께 한 토론회는 '무도 위기론'을 직접 거론하며 과연 무도는 위기 상황인가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어요. 

작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송이지만 방송국 차원에서는 아쉬운 방송이라는 평가였어요. 방송작가 일을 시작하는 이들의 대다수는 '무도'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해요. 항상 도전을 하는 과정들이 흥미롭고 의미 있기 때문이지요. 그에 반해 방송국 차원에서는 유재석을 데리고 2위 밖에 못해 라는 평가는 절망이라는 표현 역시 당연하다고 보여요.

방송이 시청률만 쫓아 갈 수는 없지만 시청률을 무시하고 방송할 수는 없으니 말이지요. 아이유가 "정작 위기를 맞이한 방송은 스스로 위기라고 하지 않는다"며 '무도' 정도 되니 이렇게 당당하게 '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했어요. 어린 나이지만 참 멋진 말들이었죠.

딴지 일보의 김어준 총수의 전화 연결은 흥미로웠죠. 그는 유재석과 통화하며 다른 이들과는 달리, 낮은 목소리로 특별한 감흥 없이 대화를 나누자 많은 이들은 술렁거렸죠. "감히 유재석과 통화하는데.."라는 생각이 지배하는 가운데 시크하게 받아들이는 김어준의 태도는 흥미로웠어요.

이런 시크한 모습보다는 "위기라는 말 자체가 우습다"라는 표현으로 '무도 위기설'을 이야기하는 일부에게 일침을 놓았어요. 항상 변화를 모색하는 그들에게 불만이 없고 조금 재미없더라도 충분히 다음을 기대하게 된다는 말은 다른 시청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지요.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한 비판을 생각이 없다. 도전이 멈추면 비판할게 아니라 끝내야 된다"

는 김어준 총제의 말은 '무도'를 설명하고 든든하게 받쳐주는 절대적인 가치였어요. '무도'에서 도전이 없으면 이는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니 말이지요. 도전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가끔 재미가 없을 수도 있어요.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 진화하는 '무도'가 그 동력인 도전을 멈추는 순간은 곧 종영이라는 말은 당연하고 진리일 수밖에는 없지요.

'1등이 아니라 예능에서 계속 활약하고 싶다'는 유재석의 발언과 함께 '위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위기가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긴 아이유. '도전을 멈추면 비판이 아닌 끝이다'라는 김어준 총재의 말은 현재의 '무한도전'을 진단하는 결정적인 이야기들이었어요.

당당하게 자신의 문제점들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방법과 발전을 모색하는 <무한도전>에게 항상 위기는 찾아오겠지만 그건 도전에 따른 위기일 뿐이에요. '무도' 자체에 대한 위기가 아닌 도전과제에 대한 위기는 즐거운 위기일거에요. 그런 말도 안 되는 도전들을 통해 성장해 가는 '2011 무한도전'이 더욱 사랑스러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