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의 등장은 짧았지만 강렬했습니다. 왜 많은 이들이 손현주를 최고라고 지칭하는지 '시그널'은 증명해주었습니다. 거대한 비리 사건이 시작되었고, 그 중심에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장현철이 쥐고 있었습니다. 대도 사건의 진범을 잡았지만 재한이 형처럼 여겼던 오경태의 삶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감옥에서 나왔지만 오경태는 버스 사고 현장에 있던 생존자를 가해자로 여기고 살인하며 모든 것은 다시 뒤틀리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억울한 희생자를 가해자로 생각하고 살인을 한 오경태는 그렇게 감옥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재한은 더 진범과 관련된 사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재한이 진범을 잡는 순간 현재의 수현은 다시 살아났습니다. 부활이라는 단어보다는 사건이 발생조차 하지 않은 시점으로 되돌아갔다는 표현이 맞을 듯합니다. 잠이 든 해영은 웃고 떠드는 '미제사건전담팀'의 모습을 보고 수현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재차 확인한 해영은 그녀의 집을 찾아갑니다.
자신의 두 눈으로 그녀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분홍색 트레이닝을 입고 조카들에게 시달리며 자고 있던 수현은 달라진 것이 있었습니다. 조카들이 장난처럼 낙서를 했던 이마에 '죽은 사람'이라는 글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감기 몸살을 앓고 있는 수현의 모습은 정말 '시그널'이 얼마나 디테일 한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듯해서 섬뜩했습니다.
죽었던 수현은 재한이 진범을 잡으며 되살아났습니다. 과거 속 재한은 현실의 해영과 공조를 하며 범인을 특정하고 그가 빨간 차량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장물을 찾아내 검사장의 아들이었던 한세균을 잡아넣게 됩니다.
문제는 한세균이 진범이었지만 곧바로 풀려났다는 사실입니다. 초범이고 피해자들이 합의를 해주었기 때문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는 사실이 재한을 더욱 분노하게 했습니다. "과거는 바뀌어도 안 바뀌는 것이 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것"이라 되뇌이는 해영의 말 속에 '시그널'의 주제가 들어 있는 듯해서 씁쓸했습니다.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면 법은 잘못을 한 자를 보호하는게 현실입니다.
과거나 현재나 권력을 가진 자들은 그렇게 죄를 지어도 쉽게 풀려 나는게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재한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팀을 이끌던 반장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좌천당했기 때문입니다. 진범을 잡았다는 이유로 좌천을 당하는 이 한심한 사실은 재한이 이 사건을 계속 수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반장이 들려준 사건의 내막은 재한과 같은 강직한 형사가 포기할 수 없는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수조원이 오간 정치권과 재벌 간의 비리가 대도 사건과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재한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도둑을 맞은 상황에서도 너그럽게 가해자를 용서한 장현철 의원. 그 앞에 등장해 사라진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언급하는 재한. 그런 재한의 옷을 잡고 펴주며 경직된 얼굴로 "수고하세요"라고 말하는 장 의원의 카리스마는 두려울 정도였습니다.
과거에서 재한이 거대한 비리 사건이라는 이유로 포기하지 않고 수사를 했듯, 현실에서도 이들은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됩니다. 해영은 수현이 죽었다 살아난 사건을 보고 더 이상 무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버린 무전기는 재한을 찾는 해영을 수상하게 여긴 팀장에게 넘어갔고, 이 사실을 수현도 알게 됩니다. 점점 복잡해지는 관계 속에서 20년 전 죽었던 여자가 살아있다며 수사를 의뢰하는 인물의 등장으로 이들 역시 재한처럼 대도 사건에 뛰어들게 됩니다.
사라졌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당시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던 배우 지망생 신다혜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증거를 그녀가 목격된 커피숍에 있던 책을 통해 확인하게 됩니다. 그녀는 죽지 않았고 여전히 살아있다. 그럼에도 왜 가족들은 해부도 거부한 채 알아볼 수도 없는 사체를 신다혜라고 여겼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전을 하지 않아도 과거의 재한과 현재의 해영, 수현은 하나의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 무전이 이뤄진 이유는 바로 이 거대한 비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앞선 사건들은 이 거대한 사건을 해결하도록 만들기 위한 준비 과정일 뿐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엉성한 드라마만 양산되는 지상파와 비교 자체가 안 되는 '시그널'은 그래서 볼 맛이 납니다. 탄탄한 대본에서 느껴지는 이야기의 힘과 탁월한 연기력까지 함께 하는 '시그널'은 그래서 최고일 수밖에 없습니다. 손현주와 조재웅이 만나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였습니다.
단순히 둘이 만나 서로를 노려보는 정도였지만 그 눈빛에서도 대배우의 연기력이 모두 녹아들어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그 강렬함이 만들어낸 그 장면은 그래서 최고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재한이 실종된 이유는 바로 이 거대한 비리 사건을 파헤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해영과 무전이 이뤄지기 시작한 것 역시 이 사건 때문임이 밝혀졌습니다.
특별 출연이지만 '시그널'의 진짜 이야기를 열게 해준 손현주. 그는 왜 최고인지 짧은 시간에 모두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거대한 비리 사건에 접근해가는 이들 형사들이 과연 거대한 악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과거 실종되었던 재한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정치권과 재벌이 얽힌 비리 사건 해결에 담겨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명불허전 '시그널'은 그래서 위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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