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8. 10:39

시그널 동공까지 연기하는 김혜수와 백골로도 전율케 하는 조진웅의 존재감

제발이라는 말이 당연할 정도로 발견되지 않기 바랐던 재한의 사체가 백골로 발견되었습니다. 그것도 그를 잊지 못하고 여전히 기다리고 있던 수현이 해영과 함께 발견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습니다. 인식표에 선명하게 남겨져 있는 재한의 사진과 이름을 보고 오열하는 수현의 모습은 안타까웠습니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인주 여고생 사건은 '시그널'의 시자이자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재한은 죽음을 당했고, 안치수 역시 살해당했습니다. 그 죽음들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인주 여고생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야만 합니다.

 

인주시에서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감당할 수 있으면 인주 병원 앞으로 오라는 안치수의 말을 듣고 급하게 그곳으로 향한 해영은 이미 칼에 찔려 죽어가는 계장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재한의 목소리를 무전기를 통해 들었다고 했습니다. 놀란 안치수는 자신이 묻어둔 장소에서 다시 확인까지 했다는 말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안치수의 죽음으로 인해 해영은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진실에 보다 가까워지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많은 광수대 형사들이 해영을 조사하고 있지만, 수현은 해영의 과거 이야기를 통해 보다 확실하게 진실을 알아가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인주 여고생 사건의 주도자로 낙인이 찍혀 소년원에 가야 했던 해영의 형. 그리고 그로 인해 집안은 파탄 났습니다. 해영의 형은 그렇게 홀로 집에서 자살을 선택했습니다. 형이 보고 싶어 인주 엄마 집을 찾은 해영은 그곳에서 죽어있는 형을 목격하고 오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뒤늦게 동창생으로 인해 목격 진술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당시 형을 봤다고 진술한 양아치를 찾아가 진실을 요구하지만 해영이 알게 된 진실은 더욱 참혹했습니다. 형사가 강요해서 만들어진 목격 진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해영은 경찰들에 대한 분노만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과거 인주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이는 재한뿐이었습니다. 김범주가 철저하게 사건을 조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한은 사건의 본질에 다가서고 있었습니다. 해영의 형이 건네주었던 사진을 통해 인주 고등학교 간부 7명이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철저하게 사건을 감추려는 그들에 의해 재한은 궁지에 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사를 할 수 없도록 인간 학생들을 모두 타지로 내보내도록 요구했고, 이런 상황에서도 끈질긴 수사로 게시판에 올린 학생과 마주한 재한은 사건의 본질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모두 밝혀낼 수도 있었지만 김범주로 인해 모든 것은 다시 뒤틀리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밝히고 제대로 수사를 하도록 단서를 제공한 해영의 형이 범인으로 몰리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가난하고 그래서 빽도 없는 해영의 형은 이미 조작된 사건에 의해 범인이 되어버렸습니다.

 

진실을 밝히고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고 싶었던 해영은 이런 황당한 상황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었습니다. 가장 친한 동료마저 배신한 상황에서 재한은 마지막까지도 이 사건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사건을 해결하려 했던 재한은 그렇게 잔인하게 살해당해야 했습니다.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재한과 가장 친했던, 하지만 인주 사건 뒤 바로 형사 일을 그만 둔 선배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재한의 이야기만 나오면 피하는 선배를 붙잡고 애절하게 진실을 요구하는 수현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애타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동공마저 연기를 하는 듯한 이 강렬함은 왜 우리가 '시그널'에 환호할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주니 말입니다.

 

안치수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수현과 해영은 범인으로 지목한 조폭 김성범의 버려진 집에서 재한의 백골 사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안치수가 죽기 전 이야기를 했던 돌계단 밑이라는 발언은 바로 그 버려진 집 돌계단 아래에 재한이 묻혀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백골이 드러나고 그 옆에 인식표에 이재한의 사진과 이름이 선명하게 남겨져 있는 모습을 보고 오열하는 수현은 안쓰럽기만 했습니다. 너무나 사랑했던 그래서 백골 사체만 나오면 찾아다니고는 했지만, 제발 발견되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 수현이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든 살아있기를 원했던 수현의 바람과 달리, 백골로 발견된 재한의 모습에 오열하는 수현은 당연했습니다.  

 

'시그널'이 정말 위대한 것은 그저 주인공들이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출연자들이 매소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광수대 형사 하나하나 모두 진짜 형사처럼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는 상황에서 연기 구멍이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실제 사건들을 다루며 많은 시청자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들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 사건들은 해결될 수 없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만 의문들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밀양에서 벌어졌던 엽기적인 사건은 '시그널'을 통해 다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억울한 피해자는 존재하지만 가해자는 없는 이 말도 안 되는 사건 속에서 권력을 가진 자들은 하나가 되어 비리에 앞장섰습니다. 경찰들까지 범죄자의 편에 섰던 이 사건을 '시그널'은 너무 잔인할 정도로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시그널'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작가는 드라마를 통해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동공마저 연기하는 김혜수와 백골 사체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조진웅. 이 둘이 보여주는 경이로운 연기는 '시그널'을 더욱 완성도 높은 드라마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훈 역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둘이 보여주는 연기는 가히 '연기의 신'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과연 이재한을 살아남은 수현과 해영이 살릴 수 있을지 벌써부터 다음 주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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