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6. 10:01

프로듀스 101 순위 전소미 1위와 김소혜 4위가 보여준 서바이벌의 실체

논란을 먹고 사는 '프로듀스 101'이 끝을 향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서바이벌을 통해 11명의 걸그룹 지망생이 데뷔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이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종착역을 향해 갈수록 그 논란은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획사들이 아이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하지만 엄청난 돈이 드는 아이돌 데뷔는 마음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프로듀스 101' 가능성으로 다가왔을 수도 있습니다. 작은 기획사 소속의 연습생들에게는 이것보다 좋은 기회는 없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작은 기획사의 연습생들은 이곳에서도 찬밥 신세일 뿐입니다. 어느 정도 활동을 하는 연예인들이 있는 기획사들의 아이돌들이 '프로듀스 101'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1위를 차지한 전소미는 JYP 연습생이라는 점에서 시작 전부터 우승이 예상된 인물이었습니다. 

 

엠넷이 방송했던 '식스틴'에 출연해 JYP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찾기에 출연한 전소미는 방송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방송 중에도 전소미에 대한 관심은 높았고, 마지막까지 남아 '트와이스' 멤버가 되는 것은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물론 최종적으로 전소미는 탈락했고, 그녀는 '프로듀스 101'에 참가했습니다.  

 

전소미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은 파격이었습니다. JYP에서 주목 받는 연습생인 전소미가 굳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많이 알려진 기획사와 연습생 출연으로 큰 화제 몰이를 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전소미가 당연하게도 우승을 할 것이라는 기대 역시 당연해 보였습니다. 

 

방송이 되면서 큰 관심을 받은 것은 젤리피쉬의 김세정이었습니다. 뛰어난 가창력과 마음들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전소미 전성시대는 막을 내리고 김세정이 1위 자리를 차지하며 분위기는 의도하지 않은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수많은 연습생들이 최후의 11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녀들에게 데뷔는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기획사의 힘과 상관없이 뛰어난 실력을 가진 연습생이라면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충족되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프로듀스 101'이 삐꺽한 것은 걸그룹 연습생이 아닌 연기자 지망생이라던 김소혜 때문입니다. 시작부터 그녀의 이상한 도전에 주목한 제작진들로 인해 그녀는 매회 중요하게 거론되었습니다. 춤도 노래도 엉망인 그리고 걸그룹으로 데뷔를 해야만 하는 간절함도 없던 그녀는 어느 순간 자신도 걸그룹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하며 집중 조련에 들어갔습니다.

 

김세정이 스승 노릇을 하며 김소혜를 이끌고 이런 모습이 극적으로 방송되며 관심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성장 스토리는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악의 인물이 조금씩 성장해 성공해 간다는 설정은 영화에서도 자주 등장할 만큼 극적입니다.

 

아무것도 할 줄 몰랐던 이가 조금씩 성장하며 팬들의 관심까지 받으며 승승장구 하는 과정은 당연히 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김소혜가 과연 걸그룹으로 가능한 존재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습니다. 간절하지도 않은 그녀의 장난처럼 시작된 걸그룹 도전기는 방송이 만든 허상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외모도 춤과 노래도 갖추지 못한 김소혜의 승승장구는 '프로듀스 101'이 제대로 된 걸그룹 데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기 어려운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비상식적인 이런 투표의 결과는 결국 프로그램 자체의 공정성과 정체성 논란을 불러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탈락한 허찬미의 경우도 악마의 편집 이야기가 나온 직후 방송에서 사라진 후 탈락자가 되었습니다. 김소혜를 철저하게 신데렐라로 만들기에 급급한 상황에서 다수의 피해자는 양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4위에 올라서는 순간 '프로듀스 101'은 목표와 상관없이 기묘한 서바이벌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모두가 우승후보라 점찍었던 전소미는 압도적인 표차이로 1위를 되찾았습니다. 2위인 김세정과 25만표 차이가 나는 상황은 넘사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6살인 전소미는 김세정보다 능력이 탁월하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녀가 스타성을 인정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완성형 인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실력과 상관없는 인기투표로 진행되는 '프로듀스 101'은 그래서 기묘합니다. 11명으로 데뷔를 한다고 해도 1년이라는 한시적인 기한 동안 이어지는 그들의 여정은 많은 한계와 고민만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가 11명의 걸그룹 데뷔 멤버가 되든 '프로듀스 101'이 품고 있는 가치는 이미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꿈과 희망은 사라지고 이상판 팬덤 싸움이 되어버린 현실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거대 기획사에 대한 팬덤 몰림과 방송이 만들어낸 기현상까지 '프로듀스 101'이 과연 성공한 프로그램인지에 대해서는 의아하기만 합니다. 논란으로 만든 관심은 결국 논란으로 막을 내릴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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