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5. 07:13

뮤직뱅크가 빅뱅에게 1위를 준 이유

국내에서 진행되는 순위 프로그램에 대한 불신이 높은 이유는 다 이유가 있어 서지요. 빅뱅의 뮤직뱅크 출연을 둘러싸고 형평성 논란이 일어난 상황에서 뮤뱅은 의외로 출연하지 않은 빅뱅에게 1위를 주었어요. 지디앤탑이나 승리 때와는 달리 그들이 출연도 하지 않은 빅뱅에게 1위를 준 이유는 뭘까요?

형평성 싸움을 위해 1위를 선사하다?




세상에 완벽하게 형평성을 유지하는 것은 없어요. 더욱 다양한 변수들이 있는 순위 정하기에서 어떤 기준으로 결정해야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느냐는 것도 제각각 다를 수가 있지요. 그렇기에 국내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 대한 일반인들의 믿음이 약한 것은 다 이유가 있지요.

이번 주에는 빅뱅의 컴백이 예정되어 있기에 올 킬은 많은 이들이 예상했어요. 이미 음원과 앨범 판매에서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상황에서 그들이 1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곧 공정성 시비의 시작이 될 수밖에 없을 정도이지요.

빅뱅을 위협하는 단 하나의 존재는 아이유가 전무하다고 할  정도로 현재의 가요계는 '빅뱅vs아이유'라는 대결 구도가 굳어지는 느낌이에요. 상위권에서 오랜 시간 포진하며 예상외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아이유는 지난 주 토털 1위에 올라서기도 하는 등 빅뱅을 위협하는 유일한 존재로서의 존재감을 명확하게 해주었지요.

이상하게도 음원 등 다양한 지표에서 월등한 아이유가 이번 주 뮤뱅 1위 후보에 올라서지 못하고 마이티 마우스가 순위에 올랐다는 것은 의외였어요. 간만에 복귀해 열심히 활동하는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마이티 마우스가 1위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여러 가지 상황들을 보면 아이유와 빅뱅의 1위 대결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아이유가 3위에 그친 것도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요.

어찌되었듯 이번 주 뮤뱅은 빅뱅이 컴백하자마자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차지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며 일부 언론에서는 뮤뱅의 공정성이 잘 드러난 장면이라며 칭찬하는 이들도 있어 실소를 머금게 하네요. 여러 가지 정황상 그들이 빅뱅 1위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이유들이 있음에도 이를 KBS의 공정성의 승리라는 식으로 언급하는 것은 찬양이나 다름없어 보이네요.

앞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다양한 지표에서 월등하게 앞선 빅뱅이 1위를 하지 못한다면 그게 이상한 상황에서 자기 마음대로 과거처럼 1위 후보에도 올리지 않았다면 큰 문제가 되었겠지요. 지디앤탑이 다른 곳에서 승승장구할 때도 유독 뮤뱅에서 만큼은 1위를 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참 이상하지요.

여전히 뮤뱅은 YG가 먼저 10분을 자신들에게 주지 않으면 출연을 하지 않겠다고 해요. YG 측에서는 뮤뱅에서 1위 후보이니 한 곡만 불러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아 출연을 포기했다고 해요. 모두 틀리거나 다 맞을 수도 있어요. YG가 정말 10분만 고집하다 거절을 했는지 10분 주장을 시작으로 2곡까지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한 곡만을 주장하는 뮤뱅 측과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본인들이 아니면 알 수가 없어요.  

동방신기는 컴백과 함께 현재까지도 순위와 상관없이 마지막 순서에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는 것을 보면 많은 이들은 왜 그럴까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는 없지요. 엄청난 팬덤으로 1위 몇 번을 하기는 했지만 다른 이들에 비해 탁월함을 보이지 못하는 그들을 위해 상징적인 마지막 무대를 지켜주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뮤뱅이나 YG나 서로의 주도권을 위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요. 방송국이 가지는 우월적 지위의 남용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파워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 거대 기획사들의 월권 역시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는 비밀이기도 해요.

이런 거대한 권력들이 주도권을 놓고 싸움을 벌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지요. SM과 엠넷과의 감정싸움은 정말 오랜 시간 지속되며 거대 기획사의 힘이 그리고 그들의 횡포가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JYJ를 견제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엠넷과 손을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미묘한 시기에 동방신기의 엠카 출연을 성사시킨 SM의 모습을 보면 역시 거대 기획사의 힘이 때론 방송국을 능가하기도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지요.

방송국과 거대 기획사들이 자신들의 몫을 더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동안 시청자들과 팬들은 그들에게 우롱당하며 당연한 권리를 희생당하고만 있네요. 공정이라는 말은 아무나 쉽게 사용하기는 하지만 결코 공정하지 않은 그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허탈함만 전해주고 있어요.

뮤뱅이 빅뱅에게 1위를 준 것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주지 않는 것이 더욱 이상할 정도로 압도적인 성적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뮤뱅이 다른 이에게 1위를 줄 정도의 강함도 지니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그들이 모든 일들에 공정해서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이미 거대 기획사들의 나눠 먹기가 되어버린 음악 방송의 1위는 상징성만 있을 뿐 그저 그들만의 거래를 위한 도구로 전락한지는 오래되었네요.

언제까지 이런 기 싸움이 계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팬들이 가장 앞서 있기를 바라네요. 팬 없이 스타 없고 이런 어울림 없이 방송이 만들어질 수 없음을 그들은 알아야만 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