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7. 13:13

무한도전 조정이 민폐였다? 황당한 주장에 쓴 웃음만 나온다

무한도전 조정 특집이 끝나고 많은 이들이 환호하는 상황에서 조정협회에 무한도전으로 인해 경기에 지장을 받았다는 글이 올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네요. 세계적 명문 사학들을 모셔놓고 무도 녹화를 하는게 말이 되느냐는 항의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편협함의 결과였네요.

귀족들의 스포츠가 조정이라는 착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무한도전의 조정 특집은 국내 많은 이들에게 조정이라는 스포츠가 무엇이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치러지는 지를 소개해주었어요. 이로 인해 현장에 관객들이 3만 5천 명이 넘게 운집한 것만으로도 조정 특집은 그 가치를 충분하게 해주었지요.

5개월 동안 매주 방송을 통해 조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 과정을 통해 조정이라는 경기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에 대한 인식은 조정협회가 그동안 해왔던 일들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대중화시키는데 앞장섰다고 확언할 수가 있지요.

엄청난 체력과 완벽한 호흡이 잘 어우러지지 않으면 결코 완주할 수 없는 조정의 특징이 잘 드러났고 체력을 키우는 과정이 얼마나 힘겨운 일인지 까지 잘 보여준 무도 조정 특집은 국내에 조정이라는 비인기 종목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린 소중한 기회였어요.

무도에 대한 대중적인 지지도가 높은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한 조정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지요. 그동안 비인기 종목을 도전 과제로 선택해 과정을 통해 비인기 스포츠의 위대함을 알린 그들의 모습은 조정 특집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어요.

조정이 뭔지도 모르는 이들부터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치르는지 알지 못했던 이들에게 무도의 도전은 흥미로움과 함께 의미까지 전해주었지요. 영국 현지에서 벌어진 경기를 통해 역사와 전통 그리고 삶의 일부분이 된 조정의 매력을 전해주더니 무도 멤버들을 통해서는 조정이 가지는 화합의 가치까지 전해주었으니 이 보다 효과적이고 대단한 홍보가 어디 있을까요?

부상과 체력적 한계로 인해 어렵게 완주를 한 무도 멤버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흐느껴 우는 장면은 압권이었어요. 그런 무도 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의 힘찬 박수 역시 모두를 감동하게 만들었지요. 경기가 열리는지 조차 알 수 없었던 조정 경기장에 3만 5천 명이 넘는 관객들이 찾아 그들의 경기를 봤다는 것만으로도 향후 국내 조정의 저변확대에 무도가 충분히 도움을 주었다는 것은 당연하지요.

이런 상황에서 조정협회에 무도 방송이 끝난 후 올라온 글은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조정과 관련된 인물의 편협한 시각이 5개월 동안의 노력을 아쉽게 만들고만 있네요.

"'무한도전'을 통해 많은 젊은이들이 인식하게 된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STX Cup Korea Regatta에 세계 조정 명문사학을 초청하여 Main Event로 Novice Race를 하게 하는 것은 국제적인 결례이며 시청자에게도 웃음거리밖에 줄 게 없다고 생각된다"

글의 내용을 보면 조정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지요. 하지만 의도적으로 무도를 폄하하기 위한 안티라는 생각도 버리지 못하게 하네요. 세계 조정 명문사학을 초청하여 메인 이벤트를 개최한 것은 많은 이들에게 조정의 가치와 재미를 보여주기 위함임을 그는 몰랐던 것일까요?

노비스 레이스를 왜 메인 이벤트로 선정하고 그 자리에 무한도전 팀도 함께 하도록 했는지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감히 명문 사학들의 경기에 예능 팀이 끼어들어서 심사가 뒤틀렸던 것인가요? 귀족들의 고상한 취미를 어설픈 딴따라들이 망쳐놓아서 기분이 상하셨나요?

어떤 의미에서 이런 메인 이벤트가 국제적인 결례이며 감히 시청자들에게 웃음거리밖에는 줄게 없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을까요? 국제적으로 명문 사학들의 경기는 고귀한 대접을 받아야 하고 그들의 가치를 존중해주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인가요? 그 고상한 가치라는 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할 정도네요. 영국에서 벌어진 조정 경기에 세계적인 명문들이 다 참여했고 노소를 가리지 않고 하나가 되어 축제를 벌이는 과정을 봐도 무도 팀이 주최 측과 합의 하에 경기에 나선 것은 문제가 될 것이 없지요.

더욱 시청자들에게 웃음거리를 주었다는 판단은 어떤 기준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할 정도네요. 예능 방송에 명문 사학들이 들러리를 서게 되었던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옹졸하고 조잡한 집착이 낳은 해괴한 논리는 글을 쓴 장본인이 조정 관계자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무도만 비난하는 무리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어떤 곳에도 도움이 안 되는 옹졸함일 뿐이네요.

무도 팀이 정식 경기에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판 배로 인해 경기에 지장을 받은 것은 왜 해명하지 않나요? 8번 레인에 있다가 7번 레인으로 피해가는 상황에 심판 배 역시 레인을 바꿔 파도를 만들어 주행에 방해를 입히는 과정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3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운집해 경기에 지장을 주었을까요? 언제나 관객없이 치러 지던 조정 경기가 그 많은 관객들 앞에서 펼쳐지니 이상했던 건가요? 국내에서도 이런 많은 관중들이 운집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고 선수들이 관객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는 경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렇게 되기를 고대해야만 하는 일이지요.

만약 저런 염치없이 편협한 글을 조정 협회에서 올렸다면 그들은 여전히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들임을 명확하게 했네요.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 조정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배가 준비가 안 되어 자비로 배를 빌려 경기에 임하는 상황. 제대로 된 지원이 없어 혼자 연습을 해야만 하는 상황은 그동안 국제 경기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에요.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대중들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조정을 무한도전을 통해 알릴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히 높아질 수밖에 없지요. 경기에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었는지 명확하게 밝히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중요한 일일 수 있지만 막연하게 명문사학들을 맞이해 이런 식의 대접은 문제가 있다면 무한도전의 도전 자체를 폄하하고 비하하는 행동은 옳지 않네요.